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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강을 건너려는 자, 물살에 몸을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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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전 80년 야스쿠니신사서 펄럭이는 욱일기. 연합뉴스패전 80년 야스쿠니신사서 펄럭이는 욱일기. 연합뉴스
과거사와 관련해 일본의 우익 정치인은 물론 일부 일본 국민들도 한국에 불만인 부분이 '사과를 했는데도 왜 자꾸 사과하라고 강요하냐'는 것이다.
 
무라야마, 오부치, 간 나오토, 고이즈미. 이시바 등 역대 총리는 물론 일왕까지 나서 과거 식민지배에 대해 사과를 거듭했는데도 한국이 사과를 계속해서 요구하는 것은 뭔가 검은 속셈이 있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하지만 한국은 알고 있다. 일본이 말과 행동을 달리 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과거사에 대해 말로만 사과하고 뒤돌아서는 전범 신사에 참배하고 공물을 바치고, 과거사를 왜곡해 교육하고 이마저도 축소하는 일본의 말과 다른 행동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일본에 '진정한' 사과,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과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것이다.
 
12.3 내란 계엄 이후 국내 정치권에도 사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계엄에 대한 사과를 국민의힘에 요구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사과를 했는데 왜 자꾸 사과를 요구하냐'며 반발하고 있다.
 
나아가 사과를 반복해서 요구하는 건 국민의힘에 '내란 프레임'을 씌워 제1야당을 말살하려는 검은 속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국민의힘이 계엄에 대해 말로 사과를 하기는 했다.

윤창원 기자윤창원 기자
지난 1월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가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혼란과 충격에 대해' 사과를 했다.
 
김문수 대선 후보도 지난 5월 두 차례에 걸쳐 계엄에 대해 사과했다.
 
아울러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계엄은 잘못됐고, 윤석열 대통령의 잘못에 대해 당도 마땅한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사과가 그 진정성에 의심을 받는 것은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계엄이 잘못됐다면 계엄을 일으킨 장본인에게 책임을 묻고 관계를  청산하는 것이 합당한 행동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그러지 않았다.
 
권 전 원내대표는 계엄 사과에도 윤 전 대통령 탄핵은 반대하는데 앞장섰다.
 
김문수 후보의 계엄 사과는 애초부터 '선거용'이라는 의심을 받았다.

윤 정부 내각의 일원이었던데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정도로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거나 '계엄 전부터 계엄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말하는 등 마치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계엄 사과와 인적 청산을 통한 당의 혁신을 주장했던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은 자신이 제시했던 혁신안이 거부당한 채 사퇴해 지금은 흔적조차 없다.
 
국민의힘은 대선 패배 이후 오히려 퇴행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창원 기자윤창원 기자
'윤 어게인'을 앞세운 1.5선의 장동혁 의원이 당 대표 자리에까지 올랐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하반기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계엄에 대한 특검 수사를 야당 탄압이자 내란 프레임 씌우기라는 주장만 반복했다.

신성범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12.3) 비상계엄은 인명피해도 없었고  시간도 짧았다"며 "내란 여부는 재판을 받아봐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많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말해왔다.
 
강을 진정으로 건너고 싶다면 차가운 물살에 몸을 담가야 한다.

그 물살에 몸을 맡겨 묵은  때가 모두 씻겨 나갈 때 쯤이면 강을 건너 있을 것이다.
 
물 위를 걷는 '기적'을 바라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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