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의 산문시집 '탁피소고' 첫 쪽에 실린 '도강의 소경집 아낙 이야기'. 국립한국문학관 제공국립한국문학관이 소장한 다산 정약용의 시문집 '탁피소고(籜皮小稿)'가 한국고전번역원의 손을 거쳐 현대어로 새롭게 태어난다.
국립한국문학관과 한국고전번역원에 따르면, 두 기관은 16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고전문학의 가치 확산과 연구·교육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의 첫 성과로 '탁피소고' 번역 작업이 본격 시작된다.
'탁피소고'는 정약용이 강진 유배 시절 아암 혜장 선사와 주고받은 시와 글, 대둔사 승려들을 위해 쓴 산문을 엮은 시문집이다. 1862년께 필사된 것으로 추정되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립한국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다. 특히 360구에 달하는 장시(長詩) '도강의 소경집 아낙 이야기'는 정약용이 시각장애인과 결혼한 젊은 여인의 사연을 듣고 지은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문학관은 고전번역원이 번역을 마치면 내년 '한국문학자료총서' 3권으로 발간할 계획이다. 한국문학자료총서는 국내 유일본과 희귀본을 발굴해 발행하는 시리즈로, 앞서 '한도십영'(2022), '사유악부'(2024)가 출간됐다.
16일 업무협약을 맺은 국립한국문학관 문정희 관장(왼쪽)과 한국고전번역원 김언종 원장. 국립한국문학관 제공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고전 자료의 공동 활용과 번역, 학술 연구와 심포지엄 개최,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문정희 관장은 "이번 협약으로 한국 고전문학을 현대어로 옮겨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한국 고전의 우수성을 세계 독자들에게 알리고 K-콘텐츠 개발의 원천 자원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