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점을 기록하며 3400선에 안착했다. 투자금은 추가 상승과 조정 국면 전환 등 양쪽에 쏠리면서 향후 방향에 대한 엇갈린 전망을 내놓은 모양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4% 오른 3449.62로 장을 마쳤다. 장중 고점은 3452.5로 높였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5거래일 연속 종가와 장중 기준 신고점을 갈아치웠다.
코스피가 4월 저점 이후 51% 오르며 연일 역사상 최고점을 달성하자 추가 랠리를 기대하는 대기자금이 쏠리고 있다.
증권사 계좌에서 대기 중인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12일 기준 72조 8873억원으로 집계됐다. 동학개미운동이 절정이던 2021년 1월 기록한 74조 4천억원에 근접한 규모다. 코스피 상승이 본격화한 지난 5월 말 57조 2971억원에서 15조원 넘게 증가했다.
또 MMF(머니마켓펀드)도 225조 8319억원을 기록해 5월 말보다 4조 6천억원 늘었다. MMF는 만기가 짧고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에 투자하는 단기 운용 수단으로 증시 대기성 자금이다.
정부가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 유지를 결정했고 여당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도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재개할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 같은 대내외적 호재에 힘입은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기대한 투자 대기 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른 '빚투(빚내서 투자)'도 늘고 있다. 개인이 증권사에 빌린 자금인 신용공여잔고 규모는 22조 4072억원으로 역대 최대인 2021년 9월 25조 6540억원을 향하고 있다. 5월 말 18조 2739억에서 22.6% 증가한 수준이다.
반대로 코스피 조정에 대비한 자금 규모도 불어나는 분위기다.
코스피가 하락해야 수익이 나는 공매도 순보유 잔고금액은 11일 기준 11조 3231억원으로 5월 말 6조 7501억원에서 약 1.7배 증가했다.
공매도 선행지표인 대차거래 잔고도 지난 9월 100조원을 돌파한 이후 15일 105조 8280억원까지 늘었다. 5월말 78조 5885억원에서 30조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실제로 코스피는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상태다.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지난 5월 말 9배에서 최근 11배를 돌파하며 최근 3년 평균 10.26배도 뛰어넘었다.
다만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주요 신흥국보다 낮은 수준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기대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키움증권 최재원 연구원은 "현재 실적 전망의 하향 압력이 우위에 있으나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에 힘입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글로벌 증시와 비교한 국내 증시의 단기 상승 속도를 감안하면 향후 정책 방향성 및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금리 인하 경로에 따라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