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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장동혁 대표는 종교 치외법권 주장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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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정권) 넘어가면 독재야. 그 때는 끽소리하면 다 죽는거야. 국민의힘 의원들도 내란으로 몰아서 처단하겠다고 하잖아요.'
 
'서울대 들어가서 출세길이 열렸는데도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데모하다가 두 번이나 잘리고. 국회의원 세 번하고 도지사도 두 번이나 했는데도 여전히 국민주택에 살고 있어요.'

지난 8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손현보 목사가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교회에서 한 설교 내용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손 목사가 누구를 지지하는지, 누구를 반대하는지 알 수 있는 설교 내용이다.
 
손 목사는 대다수 설교에서 '꼭 투표하라'고 독려하며 이승만, 박정희, 베네수엘라, 북한 등을 단골 소재로 삼았다.
 
손 목사는 심지어 전국을 돌며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지지했다.
 
손 목사의 김 후보 지지행위는 10여개 동영상으로 만들어져 교회 유튜브 채널에도 올라 있다.
 
이같은 노골적 불법 행위(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가 그를 고발했고 부산지방법원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받아들였다.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불법 행위를 한만큼 재범 우려가 구속 영장 발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판사 출신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손 목사 구속을 '종교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주 손 목사 교회를 찾아 한 말이다.
 
장 대표는 "하나님의 종에 대적하는 행위는 하나님이 심판할 것"이라며 손 목사 구속을 반인권, 반문명, 반민주 행위라고 주장했다.
 
재범과 도주 우려가 있는 범죄 피의자에 대해 법원이 구속 영장을 발부하는 것이 왜 종교 탄압인지 이해할 수 없다.
 
선관위와 판사가 손 목사의 선교 활동을 막거나 방해했다는 말인가?
이들 기관이 정권의 압력에 굴복해 손 목사를 고발하고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는 말인가?
 종교인들과 종교 집단의 불법을 눈감고 이들에게 치외법권을 주라는 것인가?
 
장 대표의 논리라면 횡령 등으로 재벌을 구속하면 '경제인 탄압'이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정치인을 구속하면 '정치 탄압'이 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장 대표가 현실과 개인적 신앙 문제를 분간하지 못하고 뒤섞어 버린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3월 손 목사가 주도한 장외 집회에서 연사로 나와 "(윤석열의 계엄에)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세상의 모든 일에는 좋든 나쁘든 하나님의 계획이 반영됐다는 성경적 의미라고 차후 해명했지만 하나님이 계획한 '정당한' 계엄으로 충분히 오해할만한 발언이었다.
 
대한민국은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고 법 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한 민주공화정이다.
제1 야당 대표이자 판사 출신인 장동혁 대표가 이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정치와 종교를 뒤섞고 특정 종교 세력을 자극하는 발언을 반복하는 것은 '혹세무민'이다.
 
장 대표의 종교 탄압 주장은 도널드 트럼프의 '혁명, 숙청' SNS 글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달 한미정상회담 직전 트럼프는 자신의 SNS에 '한국에서 교회가 악의적으로 급습당했다는 말을 들었다. 한국에서 혁명, 숙청이 진행되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채 해병 특검의 적법한 교회 압수수색을 습격, 즉 종교 탄압으로 묘사한 것이다.
 
손 목사 구속 이후 국내 일부 극우 세력들은 ''트통'(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속 사실을 알려야 한다', '트통이 이재명을 제거해야 한다'는 등의 내정간섭을 요청하는듯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나라보다 진영을 앞세우는 매국적이고 굴종적인 행위다.
 
국민의힘과 장동혁 대표는 거여 견제가 당면 과제라 하더라도 시대착오적이고 매국적인 극우 세력들의 종교 탄압 주장에 분명한 선을 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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