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자사의 클라우드 수요·계약이 급증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33년 만에 하루 최대 폭으로 치솟았다.
이 회사의 공동창업자·회장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81세 래리 엘리슨은 보유 지분의 가치 급등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로 등극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낮 12시(미 동부시간) 기준 오라클 주가는 전날보다 41.36% 오른 341.39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9517억달러 수준으로, 1조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오전 장중 주가가 345.72달러(43.15%↑)를 찍었고, 이를 기준으로 한 시총은 9690억달러다.
이날 주가는 1977년 설립된 오라클이 인터넷 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 열기로 '닷컴 붐'을 탔던 1999년 이후 33년 만에 일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한 것이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블룸버그는 자사의 억만장자 지수 집계상 엘리슨 오라클 회장이 보유한 순자산 가치가 이날 오전 10시 10분 기준으로 3930억달러(약 545조7000억원)로 급증해 3850억달러로 집계된 머스크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 올랐다고 전했다.
엘리슨의 순자산 가치는 오라클 주가 폭등에 따라 이날 하루에만 1010억달러(약 140조원) 급증했다.
다만 경제지 포브스는 머스크의 순자산 가치가 4360억달러를 조금 넘어, 엘리슨의 약 3910억달러보다 여전히 많은 것으로 집계했다.
오라클은 전날 분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부문에서 '계약된 매출 중 아직 이행되지 않은 부분'을 뜻하는 '잔여 이행 의무'가 4550억달러(약 631조9000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359%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또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매출이 이번 회계연도에 77% 성장한 180억달러를 기록하고, 4년 뒤에는 8배인 1440억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도 이날 보고서에서 오라클의 실적이 "놀라운 성과"이며 이 회사가 AI 인프라 분야의 선도적 위치를 확고히 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오라클 주식에 대한 매수 등급을 재확인하고 목표주가를 240달러에서 335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분석팀은 "AI 워크로드의 수익성은 여전히 주요 논쟁거리이지만, 오라클이 대규모로 급성장하는 AI 인프라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한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엘리슨 회장은 지난 1월 샘 올트먼 오픈AI CEO,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함께 백악관에서 5000억달러(약 694조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