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학생들의 미래를 갉아먹은 배신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된 감사에서 강원도 삼척의 한 학교 행정실 직원이 회계 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의 교육과 복지를 위해 쓰여야 할 예산이 개인의 욕심으로 빼돌려진 것이다. 감사 결과, 해당 직원은 총 8천1백만여 원을 착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 당국은 파면과 함께 징계부가금 4배 부과, 변상명령, 고발조치까지 내리며 강력히 대응했다.
이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일탈에 그치지 않았다. 관리·감독 책임을 다하지 못한 교장과 행정실장 역시 징계 대상이 됐다. 감사 기관은 경징계와 중징계 처분을 내리며 학교 회계 관리 체계 전반의 허점을 지적했다.
횡령금 가운데 2025년 8월 31일 기준으로 약 7천3백여만 원이 변상됐지만, 여전히 8백만 원은 완전히 회수되지 못한 상태다. 학생들에게 쓰여야 할 예산이 끝내 제때 활용되지 못했다.
재발 방지, 그러나 뿌리 깊은 불신
교육 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재발 방지 대책을 서둘렀다. 지난 2월 17일 예산과, 행정과, 총무과 등 관련 부서에 협조 공문을 시행해 각급 학교에 사건 내용을 알리고, 지도·점검을 강화하도록 요청했다.
이후 실시되는 학교 감사에서는 회계 분야를 중점 확인, 담당 부서에서도 재차 공문을 내려보내며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현장의 불신은 남아 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교육을 위해 쓰여야 할 혈세가 어떻게 이렇게 쉽게 사라질 수 있었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단순한 행정적 조치만으로는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청렴'은 선택이 아닌 '기본'
이런 상황에서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2025년 반부패 청렴 주간'을 운영하며, 조직 전반에 청렴 문화를 뿌리내리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도교육청은 5일 교육감의 청렴 서한문 발송을 시작으로, 8일에는 "청렴은 선택이 아닌 기본!"이라는 표어와 함께 출근길 청렴 캠페인을 실시한다. 이어 11일에는 국민권익위원회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미래세대 청렴교육 활성화와 교육현장 청렴문화 확산을 위한 협력을 강화한다.
또한 22일에는 교육감 주재로 청렴강원교육 추진본부 회의를 개최하여 부패취약분야 개선 심사평가 보고회와 부패취약분야 개선 협의회를 통해 부패취약분야 개선 대책 추진상황을 점검한다.
이번 청렴 주간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도내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청렴 샌드아트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미래세대가 자연스럽게 청렴 가치를 익힐 수 있도록 한다. 각 지역 교육지원청은 저경력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청렴 공감 캠페인을 열어 조직문화와 업무 과정 속에서 청렴의 중요성을 체득하게 한다.
한편, 도교육청은 오는 12일까지 부패행위 등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하고 있으며, 신고는 도교육청 누리집 내 10개 신고센터를 통해 가능하다.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은 "반부패 청렴 주간 행사를 통하여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소속 교직원들과 함께 청렴에 대한 관심과 공감대를 함께하기를 바란다"며 "지역사회와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수렴해 청렴한 강원교육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