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현지 공항에서 한국인 도피사범들이 강제로 송환되고 있다. 경찰청 제공필리핀으로 도피했던 피의자 49명이 국내로 일시 송환됐다. 단일 국가에서 이뤄진 최대 규모의 해외 도피사범 송환이다.
경찰청은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피의자 49명(남성 43명, 여성 6명)을 강제 송환했다고 밝혔다. 이번 송환엔 전세기가 투입됐다.
송환된 피의자 중에는 보이스피싱 등 사기사범 25명, 도박개장 등 사이버범죄 사범 17명, 특수상해 혐의를 받는 조폭 등 강력 사범 3명, 횡령·외국환거래법 위반·조세범처벌법 위반·성폭력처벌법 위반이 각 1명씩 포함됐다.
지난해 필리핀 세부에서 발생한 한국인 간 강도상해 사건의 주범 및 공범, 2018년부터 약 5조 3천억원 규모의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범죄단체 조직원 11명도 이번에 송환됐다.
송환된 피의자들의 범죄 행각으로 피해를 본 국민은 총 1332명으로 합산 피해액은 약 605억원이다. 도박개장 혐의를 받는 피의자들이 운영한 도박사이트의 도금 규모만 10조 7천억원에 달한다.
이들 중 인터폴 적색수배서까지 발부된 대상자가 45명에 달하며 국내 수사기관에서 이들에 대해 내려진 수배만 총 154건에 이른다.
이들의 평균 도피 기간은 3년 6개월로 최장기 도피자는 무려 16년 동안 추적을 피하다 이번에 국제공조를 통해 검거·송환됐다.
이번 송환 작전엔 국내 수배관서 경찰관과 경찰병원 의료진 등 130여 명이 동원됐다. 이날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는 대테러기동대를 비롯한 경비 경력 100여 명이 배치됐고, 삼엄한 감시 속에 송환 대상자들은 호송 차량에 탑승했다.
경찰은 이번 단체송환 작전을 위해 약 4개월에 걸쳐 국내외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했으며 "범정부 차원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준형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법망을 피하려는 범죄자들에게 더는 숨을 곳이 없다는 사실을 각인시켜 줬다"며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자들을 끝내 국내 사법절차에 세운 국제공조의 모범사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