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강서구청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혜민 기자 '윤석열 탄핵 반대'에 앞장서 온 손현보 목사의 부산 세계로교회가 설립한 교육기관이 한 공원 부지를 무상으로 사용해 특혜 시비에 휩싸였다. 관할 구청이 '공익적 조치'라며 해명하고 있지만, 해당 교육기관의 정치적 편향성 등을 이유로 논란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1일 부산 강서구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세계로우남학원은 강서구에 송정동 희망공원 일부 부지 무상 사용에 대한 동의를 요청했다. 신청서를 검토한 강서구는 공원 전체 부지 2만 5천m² 가운데 660㎡를 학기 중 주 3회,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5년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공익성이 있다는 이유로 사용료는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두고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특혜'라는 지적이 터져 나왔다. 세계로우남학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가 담임인 부산 세계로교회가 설립한 비인가 대안학교다. '우남'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호에서 따왔다.
세계로교회는 올해 초 부산시교육청에 대안학교 설립계획서를 제출했지만, 심의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대안학교 설립 취지와 맞지 않고 정치적 편향성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때문에 공원이라는 공공재를 공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특정 종교 단체에 무상으로 제공한 건 강서구가 일종의 특혜를 준 거라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1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의 교육기관은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가 세운 곳으로, 이미 교육청으로부터 대안교육기관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이라며 "강서구의 행정이 특정 종교·정치세력에 종속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민 재산은 규모를 막론하고 공정한 절차 속에서 활용돼야 한다. 특정 종교단체에게 특혜로 작용한다면 헌법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번 사안은 단순한 행정 편의가 아닌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문제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주민감사청구 등 후속 조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제가 된 교육시설 개교식에 참석한 김형찬 부산 강서구청장은 손 목사를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에 비견하며 극찬했고, 이 지역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도 발의했다"며 "해당 시의원들은 세계로교회 교인이며, 가족이 학교법인 이사로 등재돼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1일 김형찬 부산 강서구청장이 세계로우남학원 측 공원 무상 사용 특혜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혜민 기자 논란이 커지자 김형찬 부산 강서구청장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안은 학생들의 교육 환경개선을 위한 '공익적 조치'라며 특혜 의혹을 일축했다.
김형찬 부산 강서구청장은 "논란이 된 학교법인은 교육기관으로 정치와 무관하다. 학생들의 체육활동을 공익 차원으로 인정해 '부산광역시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이용료를 면제한 것"이라며 "희망공원은 평일 오전에 이용률이 낮고, 실제 사용료를 부과하더라도 124만 8천원에 불과하다"며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이어 "학교 설립자의 정치성향이 좌든 우든 관계없이 학교 법인은 완전히 독립된 것이다. 실제로 학교를 운영하는 건 교장이고 교사도 수십 명 있다"며 "이곳은 기독교를 앞세운 학교 법인이다. 정치적 단체로 매김된다는 건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해명에도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한 반발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개신교 시민단체인 평화나무가 최근 김형찬 강서구청장과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여서 공원 무상 사용을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