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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한미 극우 동맹'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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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 황진환 기자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 황진환 기자
전광훈 집단이 광화문 광장에서 벌이는 집회를 처음 봤을 때 특이하다고 느꼈던 점은 '영어 통역'이었다.
 
국내 정치 이슈에 굳이 영어 통역을 붙여가며 집회를 벌이는 이유를 언뜻 알 수 없었다.
 
'우리는 이런 고급진 집회를 한다'는 자기과시일까라는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최근 마무리된 한미정상회담을 보고 일부 극우집단의 성조기 영어통역 집회가 단순한 자기과시를 넘어 '한미 극우 동맹'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더구나 이런 극우 동맹의 주장이 한국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상황 인식과 판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더욱 크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첫 한미정상회담 2시간여를 앞두고 자신의 SNS에 '한국에 숙청이나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곳에서는 사업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을 올렸다.
 
12.3 내란 계엄 등의 특검 수사를 두고 한 말이니, 대다수 한국 국민들은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트럼프는 이후 '오해가 있었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한미 극우들의 허무맹랑한 주장이 외교적 리스크로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여러 사상과 주의 주장을 미국으로부터 들여왔다.
 
일제 식민지 시절에는 우드로우 윌슨의 민족자결주의가 조선 독립운동에 영향을 미쳤고, 정부 수립 이후에는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도입했다.
 
1960년대와 70년대에는 미국의 인권운동 등이 한국 재야의 반독재 투쟁에 원군이 됐다.
 
80년대와 90년대에는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론이 한국 조야를 달구기도 했다.
 
이런 사상 이론들은 한국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거나 적어도 이성과 합리성,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한미 극우 동맹의 주장은 거짓과 망상, 확증편향에 기반한 진영 논리에 불과하다.
 
한국 극우들의 진영 논리가 인적, 종교적 네트워크와 미디어 플랫폼 등을 통해 미국 극우들에게 제공되고, 급기야는 미국 최고 정책 결정권자까지 움직이고 있다.
 
이번 일이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한국내 극우들은 '우리 말에 미국 대통령이 귀기울이기 시작했다'며 더욱 더 목소리 높일 것이다.
 
이는 미국 극우들을 공명하고 다시 한국 극우들에게 되먹임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그들의 집단 망상을 더욱 강화될 것이다.
 
집단 망상이 우리 사회에 어떤 해악을 끼치는지는 12.3 내란 계엄을 통해 알 수 있다.
 
국내적 리스크는 스스로 대처가 가능하지만 외교적 리스크는 우리 통제를 벗어나거나 큰 비용을 수반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통합의 정치가 절실한 때이지만 극우적 주장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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