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제프리 엡스타인의 공범이자 여자친구였던 맥스웰이 "어떤 방식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이 부적절한 상황에 있는 것을 목격한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복역중인 맥스웰은 지난달 말 토드 브랜치 법무부 차관과 9시간에 걸쳐 면담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22일(현지시간) 해당 인터뷰 내용과 오디오 파일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맥스웰은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에게도 결코 부적절하지 않았고, 나에게는 언제나 매우 정중하고 친절했다"며 "대통령이 마사지를 받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마사지'는 엡스타인이 미성년 여성들을 자신의 섬 별장으로 불러 성착취를 할 때 썼던 수법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섬에 가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3일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법무부가 올해 초 엡스타인 관련 문서를 검토했을 때 '트럼프'라는 이름이 여러 차례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며 "팸 본디 법무장관이 지난 5월 백악관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WSJ는 "엡스타인 문서에는 다른 유명 인사들의 이름도 거론됐고, 이름이 언급됐다고 해서 불법 행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해당 보도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 의혹'에 본인이 연루됐다는 의혹도 받았지만, 이를 부인해왔고 특히 대선 후보 시절에는 "집권하면 엡스타인의 사망과 관련된 파일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이후 엡스타인에 대한 사건 기록과 수사 기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도리어 지난달 초 법무부와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엡스타인이 저명 인사들을 협박했고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에 대한 증거는 없고 리스트도 없다"는 내용의 두 장 분량 서류만 공개하면서 마가(MAGA·트럼프 핵심 지지층) 진영에서조차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후 언론에서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에 보냈다는 '트럼프 외설 편지' 등을 보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명예훼손 소송으로 대응했다.
이에 마가 진영에서조차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기 위해서는 '엡스타인 수사 기록'을 공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처럼 반발이 거세지자 브랜치 차관이 플로리다에 수감중인 맥스웰을 찾아가서 면담까지 하게 된 것이다.
현재 맥스웰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자신의 사면·감형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맥스웰은 브랜치 차관과의 면담 이후 플로리다주 교정시설에서 보안 수준이 훨씬 낮은 곳으로 알려진 텍사스주 연방교도소로 이감됐는데, 이를 두고 맥스웰이 트럼프 대통령에 유리한 진술을 한 '대가성'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억만장자 엡스타인은 2019년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수감 중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지만 사후 '엡스타인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엡스타인이 미국 정재계 거물들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 여기다 구체적인 리스트가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특히 리스트 속 거물들이 자신의 성범죄가 드러날까 두려워 엡스타인을 자살처럼 위장해 살해했다는 음모론이 유행처럼 번졌다.
맥스웰은 2021년 엡스타인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기소돼 2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2021년 맥스웰 재판 당시 검찰은 "맥스웰이 취약한 소녀들을 엡스타인에게 소개하고 성적으로 학대했으며, 그중에는 14세에 불과한 아이도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