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불법계엄 사태로 특검 수사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광복회 이종찬 회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질타하며 "아버지의 반만이라도 닮았으면 이런 사태(비상계엄, 탄핵)가 안 났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 회장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이같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건희씨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수천만원 상당의 명품 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명품 목걸이, 명품 시계, 명품 핸드백 소리가 나오면 (윤기중 교수가) 회초리를 들고 쫓아가서 때렸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윤 전 대통령의 부친 고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오랜 지인이다. 한때 전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졌으나 '뉴라이트' 사관 논란을 산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등을 거치면서 사이가 멀어졌다. 이 회장은 윤 전 대통령이 김 관장을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하려 할 때 반대하는 서신을 여러 차례 보내며 강력히 반대했다.
이 회장은 최근 김 관장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광복은 연합국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그 사람은 관장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지난해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가보훈부·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독립기념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윤창원 기자그는 "카이로 선언에도 한국만을 유일하게 독립시켜야 할 나라라고 명시돼 있다. 일본이 점령했던 나라에 필리핀도 있고 말레이시아도 있고 싱가포르도 있는데 왜 한국만 찍었겠느냐"며 "이는 피나는 독립투쟁을 통해 민주공화정을 세우려 했던 국민들의 일치된 의지를 값지게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합군이 승리해 선물처럼 공짜로 얻은 것이라는 건 역사를 가볍게 얘기하는 것"이라며 "엉터리 역사학자가 좋은 말만 골라 얘기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언론이 일부 발언만 악의적으로 보도했다는 김 관장의 해명에 대해서도 "항상 양다리를 걸친다. 앞에서는 이승만·김구 모두 국부라 하고 뒤에서는 김구는 테러리스트라고 한다. 빠져나갈 구멍을 항상 만들어 놓고 언론 탓으로 돌린다"며 "교활하다"는 표현까지 썼다.
이종찬 광복회장. 황진환 기자그는 "관장 자격이 없는 사람이 정부의 시나리오로 임명됐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벌어질 걸 이미 예견했다"며 "지금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제 권리가 침해돼 재판도 걸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독립운동가들의 절명시를 꺼내들며 80주년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겼다.
"나의 가난한 유서엔 내 이름 석 자는 없다. 그저 피로 쓴 여섯 글자, 대한독립 만세. 우리는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 이름을 남기지 않는다. 그러나 죽어도 죽지 않는다".
이 회장은 "그 정신은 영원히 우리 역사에 남는다"고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