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9단(사진 왼쪽)과 오정아 5단이 2025 IBK기업은행배 여자바둑 마스터스 대회에서 대국을 벌이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한국 여자바둑 기사 랭킹 2위 최정 9단이 반격에 성공하면서 IBK기업은행배 결승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앞서 결승 1국에서 패했던 최 9단은 2국에서 승리해 승부를 최종국으로 끌고 갔다.
최 9단은 6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 IBK기업은행배 여자바둑 마스터스 결승 3번기 2국에서 오정아 5단에게 152수 끝 백 불계승을 거뒀다. 최 9단은 초반 우상귀 싸움에서 우세를 점한 이후 끝까지 유리한 형국을 지키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는 결승 1국 패배로 위기에 몰렸으나 이날 반격에 성공, 종합 전적 1대 1로 균형을 맞췄다.
다만, 최 9단 보다 열세로 평가받는 오 5단의 기량도 만만치 않다. 그는 최 9단 보다 여자 기사 랭킹이 10계단 아래인 12위다. 단수 역시 최 9단이 '입신(入神·9단)'인 반면, 오 5단은 '용지(用智·5단)'로 4단계 아래다. '용지'는 지혜로운 결단을 내릴 줄 아는 경지, '입신'은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오 5단은 지난달 30일 열린 결승 1국에서 327수까지 접전 끝에 역전 반집승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국 후 인터뷰 중인 최정 9단. 한국기원 제공결승 2국을 마친 최 9단은 "1국도 우세하다고 생각이 들었던 중반부터 느슨해져 역전을 당했다"며 "스스로 화가 났지만, (돌이켜 보면) 오히려 마음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국도 끝까지 집중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 대회 다섯 번째 우승자가 탄생하는 최종국은 일주일 휴식 후 오는 13일 열린다. 2021년 원년대회 결승 리턴매치로 관심이 집중된 이번 대회에서 최 9단이 다시 우승을 차지하게 될지, 오 5단이 설욕하며 입단 후 첫 타이틀을 획득할지 주목된다.
두 선수는 지난 2021년 1기 대회 결승에서 한차례 맞붙은 바 있다. 당시 최 9단이 2-0으로 완승하며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상대전적 역시 최 9단이 18승 5패로 앞선다. 최 9단과 오 5단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코치와 선수 사이로 동고동락하던 사이다.
오정아 5단. 한국기원 제공 IBK기업은행배는 2021년 창설 이후 최 9단이 2회(1·3회) 우승을 차지했다. 또 정유진 4단이 2회 대회에서, 김채영 9단이 4회 대회에서 각각 한 번씩 정상에 올랐다.
대회는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IBK기업은행이 후원한다. 우승 상금은 국내 여자 개인전 최고 수준인 5000만 원이고, 준우승 상금은 2000만 원이다. 제한 시간은 시간누적(피셔) 방식으로 각자 40분, 추가시간 20초가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