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LG배 기왕전 4강에서 격돌한 신민준 9단(사진 왼쪽) vs 중화타이베이 쉬하오훙 9단. 한국기원 제공LG배 기왕전에서 한국과 일본의 프로기사들이 우승컵을 두고 결승전에서 격돌한다. 메이저 세계대회에서 한·일 결승전이 열리는 것은 무려 21년 만이다. 이번 한·일 결승전 주인공은 신민준 9단과 일본 이치리키 료 9단. 이들은 4강에서 승리하면서 한·일전 결승을 성사시켰다.
지난 6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30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4강에서 신 9단이 중화 타이베이의 쉬하오훙 9단에게 218수 만에 백 불계승하며 결승에 올랐다. 쉬하오훙은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바둑 개인전 금메달리스트다.
신 9단은 이 대국에서 중반까지 불리했던 바둑을 역전시켰다. 이후 유리한 형세를 유지하면서 쉬하오훙 9단에게 항서를 받아냈다.
신 9단은 "초반 시작이 좋지 않아 어려운 바둑이라고 생각했는데, 상대의 실수가 나오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승리 요인을 설명했다. 결승전과 관련해서는 "5년 만의 결승 진출이라 더욱 기쁘다"며 "(결승에서 만날) 이치리키 료 선수가 최근 세계대회 성적이 좋아서 기보를 보면서 분석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LG배 기왕전 결승 진출자 신민준 9단(사진 왼쪽)과 일본 이치리키 료 9단. 한국기원 제공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변상일 9단은 일본 이치리키 료 9단에 패하면서 대회 2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이치리키 료 9단과의 대국에서 불리한 형세에 빠진 변 9단은 역전의 기회를 노렸지만 끝내 뒤집지 못하면서 124수 만에 돌을 거뒀다.
이치리키 료 9단은 "결승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쉽게 오지 않는 기회인 만큼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며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신 9단은 이 대회 25회 우승자다. 5년 만에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셈이다. 지난해 10회 응씨배에서 우승한 이치리키 료 9단은 메이저 세계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두 선수는 2020년 삼성화재배 16강에서 한 차례 만나 이치리키 료 9단이 승리한 바 있다.
한국과 일본 기사가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에서 맞붙는 것은 2004년 제17회 후지쓰배(박영훈 9단 vs 요다 노리모토 9단) 이후 21년 만이다. 다만, 중화타이베이 출신으로 일본기원 소속으로 출전한 장쉬 9단이 이세돌 9단과 맞붙었던 2006년 제3회 도요타 덴소배까지 포함하면 19년 만이다.
결승전은 내년 1월 19일, 21일, 22일에 치러진다. 결승 3번기를 통해 서른 번째 우승자를 가린다. 우승 상금은 3억 원, 준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3시간, 40초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