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제공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기준선 100을 3년 5개월째 밑돌며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상호관세 우려와 내수·수출·투자 부진이 겹치면서 제조업과 비제조업 전반에 걸쳐 경기 위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조업 87.1…비제조업은 반등 1개월 만 다시 하락
한경협·무역협회 제공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국내 비금융업종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BSI)' 조사 결과, 종합 BSI 전망치는 92.6으로 나타났다. 이는 7월(94.6)보다 하락한 수치로, 기준선 100을 3년 5개월 연속 밑도는 장기 부진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BSI는 기업들이 전월과 비교해 향후 경기 상황을 '긍정', '보통', '부정' 중 하나로 응답한 결과를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긍정적 전망, 미만이면 부정적 전망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2025년 7월 9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됐으며, 총 600개 기업 중 351개사가 응답해 응답률은 58.5%였다. 조사 방식은 기업 담당자의 자기기술과 조사원의 질의 병행 방식으로 이뤄졌다.
8월 제조업 BSI는 87.1로, 7월(86.1)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80대에 머물렀다. 2024년 4월 이후 1년 5개월 연속 기준선 미달 상태이며, 2개월 연속 80대를 기록한 것은 2023년 12월(89.9) 및 2024년 1월(84.2) 이후 7개월 만이다.
세부 업종별로는 △의약품(125.0) △전자 및 통신장비(111.1) △식음료 및 담배(100.0)를 제외한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50.0) △석유정제 및 화학(74.1) 등 7개 업종이 모두 기준선 미만의 부진한 전망을 보였다.
비제조업 BSI는 7월 103.4로 기준선을 넘었으나, 8월에는 98.3으로 1개월 만에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여가·숙박 및 외식(123.1)과 △도소매(110.6)는 계절 수요 및 내수 정책에 따른 긍정적 전망을 보인 반면, △전문·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61.5) △정보통신(73.3) △운수 및 창고(96.0) 등은 부진하게 나타났다.
14개월째 '트리플 악화'…수출·내수·투자 동반 부진
한경협 제공
8월 BSI 조사에서는 모든 부문이 기준선 100을 하회했다. 특히 △내수(91.7) △수출(92.3) △투자(92.3)는 2024년 7월 이후 14개월 연속 동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부문별 지수도 △채산성(91.7) △자금사정(92.0) △고용(92.3) 등 전반적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였으며, △재고(104.0)는 기준선을 초과했으나 이는 수요 부진으로 인한 부정적 지표로 해석된다.
한경협은 "8월부터 미국의 상호관세(25%)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어,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미 수출 증가율은 2024년 1분기 +15.3%에서 점차 하락해, 2025년 1분기 +2.1%, 2분기에는 +5.2%로 감소했다.
한경협 이상호 경제산업본부장은 "트럼프발 관세 폭탄과 극심한 수요 부진이 우리 경제와 기업들을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해 내수 급랭을 방지하고, 통상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 노력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