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하는 나상호. 연합뉴스일본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상호(마치다 젤비아)는 자신감이 넘쳤지만, 한일전 패배를 막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최종 3차전에서 일본에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한국은 2021년 3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치른 평가전과 2022년 7월 나고야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맞대결에서 거푸 0-3으로 진 데 이어 3연패의 수모를 당했다. 한국이 일본에 3연패를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나상호는 0-1로 뒤진 후반 19분 문선민(FC서울)과 교체되기 전까지 64분을 소화했다. 슈팅 한 차례를 시도했지만 공격 포인트 없이 경기를 마쳤다.
한국은 이번 대회 엔트리를 K리거 23명, J리거 3명 총 26명으로 꾸렸다.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는 대회가 아니라서 해외파 차출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일본은 26명 엔트리를 모두 J리거로 채웠다. J리그에서 활약 중인 나상호에겐 모두 익숙한 선수들이다. 이 중 모치즈키 헨리 히로키, 니시무라 타쿠마, 소마 유키는 나상호와 한솥밥을 먹고 있다. 대표팀에서 함께 뛰는 오세훈 역시 소속팀 동료다.
이번 한일전을 통해 사실상 K리그와 J리그 간 올스타전이 성사된 셈이다. 자국 리그의 자존심까지 걸린 물러설 수 없는 라이벌 매치였다.
나상호는 "J리그에서 상대해 본 선수들도 있고, 같은 팀에서 뛰는 선수들도 있어서 상대의 장단점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며 "오늘 경기를 앞두고 대표팀 동료들에게 얘기해줬고, 상대 약점을 잘 파고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속팀 동료인 오른쪽 윙백 모치즈키와 맞붙은 나상호는 "장단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소속팀 동료를 떠나서 무조건 일대일 상황이 나더라도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그래서 한일전 패배가 더 아쉽게 느껴질 터. 하지만 나상호는 "직전 대회에서의 0-3 패배는 무기력한 느낌이 있었는데, 오늘은 우리가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여줬다"며 "결과는 아쉽지만 내용적인 부분에서는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리그와 J리그의 차이에 대해서는 "(J리그에는) 세밀한 플레이가 잘 이뤄지고, 전술적으로도 잘 갖춰진 팀이 많다"면서도 "K리그 선수들도 충분히 장점이 있기 때문에 J리그에 밀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나상호는 이번 소집을 통해 2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항상 대표팀에 발탁되기 위해 간절하게 준비했다. 이번 동아시안컵에 임할 때도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결과적으로는 아쉽지만, 내가 하고 싶었던 걸 다 보여줘서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3년 전 2022 카타르 월드컵에도 출전했던 그는 내년 열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바라보고 있다. 나상호는 "대표팀에서 뛰면서 내 장점을 살리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 경쟁력을 더 살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