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공식 포스터 2종.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영화(Film), 축제(Festival), 여성(Female)부터 자유(Freedom), 페미니즘(Feminism), 연대(Fellowship), 미래(Future).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올해의 공식 슬로건 'F를 상상하다(Reimagining F)'와 함께 공식 포스터를 공개했다.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슬로건 'F를 상상하다'는 영화(Film), 축제(Festival), 여성(Female)부터 자유(Freedom), 페미니즘(Feminism), 연대(Fellowship), 미래(Future)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미로 확장 가능한 'F'를 중심으로, 생물학적 구분을 넘어 젠더와 정체성, 다양성과 소수성을 포괄하는 가치와 감각의 확장을 제안한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창작자와 관객,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각자의 감각으로 서로의 세계를 마주하고 상상하며, 다양한 목소리와 연대하는 축제를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27회 영화제의 포스터는 한국 애니메이션계에서 주목받는 정유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정 감독은 최근 단편 애니메이션 '안경'(2025)으로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단편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국내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정유미 감독과의 협업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오랜 시간 추구해 온 가치와, 정 감독 특유의 시각 언어가 만나는 특별한 시도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동시대 여성 창작자의 감각을 통해 영화제가 지향하는 연대와 상상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풀어내며, 이번 작업은 말 그대로 정유미 감독이 완성한 '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새로운 작품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식 포스터는 이러한 상상력의 흐름을 이미지로 구현한다. 첫 번째 이미지는 꽃이 피어나는 틈 사이로 응시하는 시선을 담았다.
이는 이탈리아 화가 프란체스코 델 코사의 성녀 루치아 그림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으로, 안과 밖이 겹치는 응시의 감각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마치 망원경이나 안경 너머의 세계를 바라보는 듯한 시선은, 'F'를 상상하는 시작점의 역할을 한다.
두 번째 이미지는 변화하는 달의 위상을 형상화한 이미지로, 고정되지 않고 순환하며 감정과 생각이 떠오르고 사라지는 내면의 흐름을 시각화했다.
두 포스터 모두 식물과 달이라는 유기적인 요소를 통해 변화와 확장의 감각을 담아내며, 영화제가 지향하는 '경계를 넘는 상상'을 표현한다.
정유미 감독은 이번 작업에 대해 "익숙한 틀을 넘어 새로운 시선이 열리는 순간, 우리가 마주하는 건 다층적이고 살아 있는 'F'"라며 "영화제를 통해 다양한 감각들이 연결되는 경험을 상상하고 싶다"고 전했다.
정 감독은 순수미술을 전공한 후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하며 '나의 작은 인형 상자'(2006)로 데뷔했다. '먼지아이'(2009)는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됐고, 이후 '수학시험'(2010) '연애놀이'(2012) '존재의 집'(2022) '서클'(2024)은 베를린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연애놀이'는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자그레브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그랑프리(대상)를 수상했다. 신작 '안경'(2025)은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단편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국내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편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오는 8월 21일부터 8월 27일까지 7일간 메가박스 신촌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