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석 특검(왼쪽)과 윤석열 전 대통령. 지난 2017년 10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 당시 조은석 서울고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이한형 기자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전 국회의원이 "최순실 국정농단의 딥 스로트는 조은석 특검"이라며 "(조은석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특검과 피의자로 대면하는 역사의 아이러니가 지금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3일 전북CBS <라디오X>와의 인터뷰에서 "조은석이 없었으면 최순실 국정농단 보도가 없었고, 그 보도가 없었으면 촛불이 없었고, 박근혜 탄핵이 없었다"며 "워터게이트 사건의 딥 스로트 역할을 조은석 특검이 했다"고 밝혔다.
딥 스로트는 '익명의 제보자', '내부고발자'라는 뜻의 은어로,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등장한 단어다. 이 사건으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하야했다.
그는 "당시 조은석 특검이 현직 검사였고 그냥 평검사도 아니고 검사장이었는데 그런 역할을 해준 분"이라며 "역사적인 사명이나 시대정신을 잘 아는 검사"라고 평가했다.
김 전 의원은 "조은석은 본인이 그런 역할을 했다는 걸 세상에 알리는 것을 원치 않았다"며 "문재인 정부 초기 청와대 대변인으로 들어가면서 조국 민정수석에게 조은석을 중용해달라고 귀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윤석열 사단이 검찰을 장악하고 있었고, 조은석을 추천하니까 벌떼같이 일어나서 '안 된다'고 반발했다"며 "그 반발로 중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은석과 윤석열의 차이점에 대해 "윤석열은 불도저식으로 피의자들을 완전히 닥달해서 밀고 나가는 스타일"이라며 "조은석은 굉장히 예리하게 외과수술을 하듯이 집요하게 딱 한 부분만 도려내는 스타일"이라고 비교했다.
김 전 의원은 "윤석열이 조은석보다 5살 많지만 시험은 거의 10년 후배로, 경쟁의식과 열등의식이 작용하지 않았을까"라며 "조은석 특검을 철저히 견제하고 배제해서 조은석이 일찌감치 옷을 벗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은 역전되어 특검과 피의자로 대면하는 역사의 아이러니가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