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마지막 야당 해산 기자회견. 연합뉴스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중국의 압력으로 홍콩의 민주화 세력이 급격히 쇠퇴한 가운데 마지막 남은 야당이었던 사회민주당연맹(LSD)이 19년 만에 공식 해산하기로 했다.
30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LSD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엄청난 정치적 압력을 받았다"며 "회원과 동지들에게 미칠 영향을 신중히 검토한 끝에 우리는 해산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찬포잉 당대표는 "우리는 시민 사회의 침식, 대중의 목소리 약화, 반대 의견의 잔혹한 탄압을 목격하면서 내부 분쟁과 지도부의 거의 완전한 투옥이라는 고난을 견뎌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당원들의 안전을 고려해 해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의 직접적 압력이 있었느냐는 취재진 물음에는 답변을 피했다.
LSD는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을 통해서도 "우리는 무거운 마음과 양심의 아픔을 안고 떠난다"며 "우리가 마지막으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6년 설립된 LSD는 의회 전성기에도 최대 의석이 3석에 그쳤지만 보통선거권과 보편적 연금 제도를 포함한 풀뿌리 운동을 옹호하며 공격적인 전술과 거리 시위를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LSD 설립자가 2021년 국가전복 혐의로 6년 9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는가 하면, 은행계좌가 폐쇄돼 자금 운용이 제한되는 등 탄압이 이어지며 결국 백기투항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때 홍콩 최대 야당이었던 민주당도 지난 2월 당 해산을 선언했다. 당시 로킨헤이 대표는 "홍콩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것은 항상 어려웠다"면서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정당과 시민단체들이 해산하면서 더욱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2023년과 2021년에는 공민당과 신민주동맹이 각각 해산한 바 있다. 여기다 이번에 LSD 마저 해산 결정을 내리며 지난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의 모든 야당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1997년 반환 당시 중국은 향후 50년간 홍콩에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하는 '일국양제'를 약속했다. 하지만 점차 통치 방향이 '양제' 보다는 '일국'에 방점이 찍히며 '홍콩의 중국화'는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