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제공가뜩이나 얼어붙은 고용시장이 당분간 계속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기업의 구인·채용 규모가 나란히 떨어졌는데, 추가 인력 수요는 더 빠르게 줄어들면서 올해 2~3분기 채용계획인원도 크게 감소했다.
고용노동부가 26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기준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구인인원은 140만 2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 1천 명(-1.5%)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실제 채용한 인원은 129만 4천 명으로 9천 명(-0.7%) 줄었다.
업종별로 보면 교육서비스업, 금융 및 보험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에서 구인·채용 규모가 많이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 숙박 및 음식점업, 운수 및 창고업, 건설업 등은 구인·채용이 감소한 업종으로 꼽혔다.
직종으로 나눠보면 교육직, 사회복지·종교직, 농림어업직 등은 구인·채용이 늘어난 반면, 음식 서비스직, 영업·판매직, 돌봄 서비스직, 전기·전자 설치·정비·생산직 등은 고용 수요가 크게 줄었다.
특히 사업체 규모로 나눠볼 때 300인 미만 규모 사업체는 구인인원이 119만 5천 명, 채용인원은 110만 2천 명으로 각각 3만 2천 명(-2.6%), 1만 6천 명(-1.4%)씩 감소했다.
반면 300인 이상 사업체는 구인인원과 채용인원이 20만 8천 명, 19만 2천 명으로, 모두 1만 1천 명(+5.4%), 7천 명(+3.6%)씩 늘어서, 규모가 작은 기업들의 고용상황이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구인·채용이 줄었는데도, 사업체가 적극적으로 구인했지만 인력을 충원하지 못한 미충원인원까지 1만 1천 명(-9.6%) 감소해 10만 8천 명에 그쳤다. 미충원율도 7.7%로 0.77%p 하락한 결과다.
일시적 외부 요인으로 구인·채용이 위축된 것이 아니라, 기업에서 사람을 필요로 하는 고용 수요 자체가 감소하면서 구인·채용에 소극적이었다는 얘기다.
노동부 김재훈 노동시장조사과장은 "구인인원이 늘었는데 미충원이 줄었다면 많이 (노동자를) 뽑으려고 했는데 못 뽑았다는 좋은 신호지만, 이번은 구인도 미충원도 줄어서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채용여부·계획과 무관하게 사업체가 현재보다 더 필요한 인원을 뜻하는 부족인원도 지난 4월 1일 기준 46만 9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날보다 5만 2천 명(-10.0%) 감소했다. 인력부족률도 2.5%로 0.2%p 떨어졌다.
더 나아가 올해 2~3분기 채용계획인원도 47만 명으로, 전년동기대비 5만 1천 명(-9.7%)이나 급감했다.
김 과장은 "상반기 조사 기준은 4월 1일이 기준인데, 4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가 내려져 불안정한 상황이 있었다"며 "부족인원과 채용인원은 향후 미래를 예상하는 값이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의 상황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