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포스원 전용기에서 취재진과 문답하는 트럼프. 연합뉴스이란의 핵 프로그램 존폐 여부를 둘러싼 미국의 결단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크게는 이란과의 최종 담판을 통해 이란 스스로 핵을 포기하게 하는 방법과 무력으로 이란의 핵시설을 초토화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서 열리고 있는 G7 정상회의 참석을 중단하고 급거 귀국했다.
캐나다에서 전화로 보고받기에는 현재 중동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이란과의 대화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5차례에 걸쳐 핵협상을 벌였지만, 이란의 우라늄 농축 능력과 관련해 양측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이란이 제한적인 우라늄 농축을 제시한 반면, 미국은 이란에서 더 이상의 핵 농축은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문제는 이란이 미국과의 핵협상에 다시 나선다해도 새로운 양보 카드가 없을 경우 미봉책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서 귀국한 후 취재진에게 "휴전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좋은 것을 원한다"며 시간끌기용 협상에는 관심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였던 2018년에도 오바마 정부가 이끌어낸 '이란 핵합의'(JCPOA)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복원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합의로는 이란의 핵 개발 의지를 제대로 막을 수 없다"며 "미국이 자리를 박차고 나왔으면 이란은 애원하며 달려왔을텐데 오바마 정부의 협상은 형편 없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 공격이후 "이란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지만, 제2의 기회가 있다"며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란이 여전히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인될 경우, 미국이 강제력을 동원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출발하기 전 자신의 SNS에 "모두 즉시 테헤란을 떠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이 강제력을 동원한다는 뜻은 이스라엘이 지하에 건설된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하는 데 초대형 벙커버스터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란의 핵시설은 산악 지대인 포르도 지역 지하 깊숙이 있고, 이곳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는 미국의 초대형 벙커버스터인 GBU-57 MOP가 거의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벙커버스터는 무게가 13톤에 달해 미군이 운용하는 B-2 스텔스 폭격기를 있어야 투하가 가능하다.
이스라엘은 벙커버스터도 없고, 이를 포르도 상공에서 떨어뜨리는 데 필요한 폭격기도 갖고 있지 않다.
문제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이같은 무기를 제공할 경우, 미국은 중동 갈등에 직접 가담하게 되는 셈이 된다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영토 밖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미국이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이란도 미국에 대한 직접 보복을 시도할 것으로 보여, 중동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이를 의식한 듯 이란은 최근 제3국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측에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참여하지 않는 조건으로, 미국과의 핵협상 테이블에 복귀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공화당내 반개입주의 세력의 반발도 감수해야한다.
이들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사태의 교훈을 통해 미국이 중동 전쟁에 다시 깊이 개입하는 것은 또다른 위험만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은 이스라엘이 스스로 전쟁을 치르도록 내버려둬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