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주니어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 복식 1위에 올라 태극 마크를 달게 된 경북조리과학고 임수연(왼쪽)-김나현.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한국 소프트테니스(정구) 여자 복식 차세대 최강 듀오의 탄생일까. 노력파 언니와 천재성을 갖춘 동생이 4년 만에 만나 찰떡 호흡을 뽐내고 있다.
2009년생 김나현, 2008년생 임수연(이상 경북조리과학고)은 지난달 전북 순창군 공설운동장 실내 코트에서 열린 2025 주니어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 복식 정상에 올랐다. 나란히 태극 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한다.
일단 이들은 오는 8월 23일부터 29일까지 중국 내몽골에서 열리는 한중일 주니어종합경기대회에 나선다. 또 복식 우승자 자격으로 내년 1월 인도에서 개최되는 국제 대회에도 출격한다.
사실 김나현, 임수연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모처럼 복식 파트너로 나섰다. 경북 문경 점촌 중앙초등학교 시절 대회를 휩쓸었던 이들은 중학교 때는 다른 파트너와 활동하다 4년 만에 재결성했다.
김나현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수연이와는 매년 5~6번씩 거의 모든 대회에서 우승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임수연은 "그러나 중학교 때는 다른 선수들도 성적을 내야 하기에 언니와 내가 복식에 나서지는 않았다"고 귀띔했다.
그러다 주니어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의기투합했고, 최강 듀오로 우뚝 섰다. 협회 관계자는 "임수연은 고교 2학년이지만 3학년 못지 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귀띔했다.
임수연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소프트테니스에 입문했다. 임수연은 "먼저 선수로 나선 친오빠(충북대 임현우)를 보면서 나도 유치원 때 자연스럽게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또래보다 일찍 라켓을 잡은 만큼 탁월한 감각을 뽐낸다. 김나현은 "수연이는 상대가 어디로 칠지 알고 여유롭게 플레이를 하는데 재능이 많은 천재형인 것 같다"고 부러운 시선을 보낸다.
4년 만에 재결성해 찰떡 호흡을 자랑하는 임수연-김나현. 협회김나현은 우연한 기회에 소프트테니스를 접했다. 김나현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는 언니가 양 손에 포장한 돈까스를 들고 가더라"면서 "부러워서 물어봤더니 '너도 소프트테니스부에 들면 마음껏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시작하게 됐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어 "당시는 통통하기도 해서 부모님도 운동을 권했다"고 덧붙였다.
임수연에 비해 입문이 다소 늦었지만 그만큼 열심히 땀을 흘렸다. 임수연은 "언니는 정말 노력형"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나현은 "네트 앞에서 플레이하는 전위인데 이제 눈을 뜬 것 같다"면서 "상대 스트로크를 먼저 읽고 막는 경우가 늘었다"고 전했다.
딸들 덕분에 이들의 부모도 라켓을 잡았다. 임수연은 "뒷바라지를 하시면서 부모님도 덩달아 동호회에 가입했다"고 웃었다. 김나현도 "어릴 때는 부모님과도 경기를 했다"면서 "같은 운동을 하시니 잘 이해해주신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들의 목표는 종목 최대 국제 대회인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다. 임수연은 "국가대표가 돼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김나현은 "돈까스 때문에 시작했지만 이제 메달이라는 최고의 돈까스를 먹고 싶다"고 다짐했다.
"(고교) 권오복 코치님, 신영운 감독님의 열정적인 지도로 많이 늘었다"는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은 김나현과 임수연. 지난해 안성세계선수권대회 3관왕에 빛나는 이민선(NH농협은행)의 문경 후배들인 이들이 선배의 업적을 이어나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