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도심 구금시설 앞에서 불법이민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대. 연합뉴스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일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9일(현지시간)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현지 LA경찰은 전날 밤 다운타운 지역 전체를 집회 금지 구역으로 선포했지만, 이날 오후에 데이비드 후에르타 서비스노동자국제연맹 캘리포니아 지부 의장이 법원에 출석할 예정이어서 시위대들이 도심으로 모이고 있다.
후에르타 의장은 지난 6일 이민단속국(ICE)의 불법체류자 급습을 저지하려다 현장에서 체포됐고, 검찰에 기소됐다.
당시 ICE는 다운타운의 의류 도매시장과 홈디포 매장에 들어가 이곳에서 일하는 불법 이민자 44명을 체포·구금했다.
이같은 급습에 히스패닉계 주민들이 분개했고, 이들이 다수 거주하는 패러마운트 지역 등에서 ICE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불붙었다.
현지 언론들은 시위가 시작된 지난 6일부터 지금까지 경찰에 체포된 인원은 총 56명이라고 집계하고 있다. 경찰은 전날 하루에만 27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밤 다운타운 전체를 집회 금지 구역을 선포한 경찰은 도심 시위의 폭력성이 강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짐 맥도널 LA 경찰국장은 전날 밤 기자회견에서 "첫날 밤에 발생한 상황도 이미 심각했지만, 그 이후로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며 "일반 시위대 안에 상습적으로 폭력적인 행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끼어있다"고 주장했다.
무인 자율차인 구글 웨이모는 LA 다운타운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도심 도로에서 불에 탄 차량들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웨이모 차량이 최소 5대가 불에 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LA에서 촉발된 이번 시위는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 등 다른 대도시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당국에 따르면 전날 샌프란시스코의 이민국 청사 밖에서 열린 시위 현장에서도 폭력 행위 등 혐의로 수십명이 체포됐고, 이날 오전 시카고에서도 이민자 권리 옹호를 주장하는 집회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