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 BYD(비야디)가 불지핀 중국 전기차 시장의 '출혈' 가격 경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중국 당국이 "가격 경쟁에 승자는 없다"며 단속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31일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 관계자는 이날 "자동차 산업의 내권식(제 살 깎아 먹기) 경쟁에 대한 정비(감독) 역량을 강화하고 공정하고 질서있는 시장 환경을 확고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업정보화부 관계자는 "출혈 경쟁은 제품의 품질 및 성능과 서비스 수준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소비자 권익을 해치고 업계의 건강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협한다"며 "가격 전쟁에는 승자도, 미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기술 및 관리 혁신을 통해 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제품 품질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며, 서비스 품질을 높여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자동차 산업의 고품질 발전을 추진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BYD를 시작으로 중국 전기차 업계가 과도한 할인 경쟁에 돌입하자 '이러다 다 죽는다'는 업계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나온 이 관계자의 발언은 과도한 할인 경쟁을 단속하겠다는 당국의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 주목된다.
중국 상무부도 지난 27일 주요 완성차 업체와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 중국자동차유통협회(CADA), 중고차 판매 플랫폼 관계자들을 소집해 좌담회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도 할인 경쟁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공정 경쟁 질서 유지 및 산업 건강 발전 촉진에 관한 제안'을 발표하고 전기차 업계 스스로 과도한 할인 경쟁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BYD는 지난 23일 '618' 쇼핑 축제를 앞두고 자사 22개 모델의 가격을 최대 34% 할인한다고 밝혔다. 이번 할인 행사 대상에는 '신의 눈'이라 불리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장착한 최신 모델까지 포함됐다.
업계 1위 BYD의 파격 할인에 나머지 업체들도 앞다퉈 할인행사 대열에 합류했다. 업계 2위인 지리자동차는 다음달 1일까지 7개 모델을 8~18% 할인하겠다고 밝혔다.
체리자동차도 오는 6월 2일까지 한시적으로 산하 4개 브랜드의 31개 차종에 대해 최대 47%의 할인율을 적용하겠다고 28일 발표했다. 창안자동차도 가격을 10.5% 내린다고 23일 공지했다.
중국 전기차 업계의 지난해 평균 할인율은 8.3%이었지만, 올해 4월에는 평균 16.8%로 확대됐다. 그런데 한달 만에 할인율이 다시 2배 가량 확대되며 '출혈' 경쟁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에 창청자동차의 웨이지엔쥔 회장은 "어떤 공산품이 10만위안(약 1900만원)이나 가격이 떨어져도 품질 보증을 받을 수 있나? 절대 불가능하다"며 전기차 업계에 제2의 '헝다' 사태를 경고하기도 했다.
BYD 등 전기차 업계가 출혈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갈수록 쌓이는 재고를 정리하기 위한 것으로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자동차 재고는 350만대에 달한다.
이에 각종 편법 판매 방식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최근에는 '주행거리 0㎞의 중고차' 관행이 폭로됐다. 이는 판매실적을 올리기 위해 신차를 출고 처리한 뒤 실제 운행은 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고차로 판매하는 수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