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개입 논란·판결 '파묘'까지…증인 채택된 대법관들[타임라인]

핵심요약

지난 1일 대법원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뒤짚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달 22일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올린 지 9일 만, 2심 판결 후 36일 만에 내려진 결정인데요. '이례적인 속도'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약 6~7만 쪽에 달하는 사건 기록과 관련 "전자 스캔으로 (대법관들이) 모두 보셨다"며 "최고 법원의 판결과 법관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법조계와 법원 내부에선 '졸속 심리'라는 비판과 함께, 일부 대법관들의 과거 판결을 둘러싼 이른바 '파묘' 논란도 확산됐습니다. 오는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사법부의 대선 개입을 규명한다는 취지로 청문회를 열고 대법관 12인 전원을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또 오는 26일에는 전국법관대표회의도 예정돼 있습니다. 뜻하지 않게 논란의 중심에 선 대법관들의 과거 청문회에서 있었던 일과 취임사 내용을 언론 보도 중심으로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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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

2020-09-02

이흥구 "독재 저항하는 학생운동 참여"

이흥구 대법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학생활을 하던 때가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 운동 직후로 암울한 시기였다"며 "저는 군사독재에 저항하는 학생운동에 참여했다"고 털어놨다. 또, 진보성향 판사모임으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 활동 이력에 대해선 "재판의 독립과 바람직한 재판을 고민하고 연구하는 학술모임"이라고 설명했다. 2002∼2005년 주택 매매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를 3차례 작성했다는 미래통합당 전주혜 의원의 질의엔 "다운계약서 작성을 의식하면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세무서에 저렇게 신고돼 있는 것은 맞다"며 "위원들의 지적에 답변하면서 (도덕성에) 부족함이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 대법관은 이재명 후보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12명의 대법관 중 반대 의견을 낸 2명 중 한 명이다. 사진=윤창원 기자

2021-09

2021-09-15

오경미 "직권남용죄, 국민 법감정 맞게 새 기준 필요"

오경미 대법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직권남용죄에 대해 "국민 법 감정에 맞게 처벌의 기준을 새로이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 후보자는 '직권 없이는 직권남용도 없다'는 직권남용죄의 법리를 설명하며 "직권남용 재판을 해보니 직무 범위가 아닌 경우에는 무죄 판결이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자의 배우자가 지난 2020년 2월 판사 신분으로 창원시 제2부시장직에 지원했다가 탈락해 법관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오 후보자는 "(남편의) 판사 사직과 지원이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며 "당시에 사직서가 그렇게 늦게까지 수리가 안 될지 예상 못 했다"고 해명했다. 오 대법관은 이재명 후보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12명의 대법관 중 반대 의견을 낸 2명 중 한 명이다. 사진=윤창원 기자

2022-08

2022-08-29

800원 횡령 버스기사 해고…오석준 "마음 무거워"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800원 횡령 버스 기사 해임' 사건과 '유흥 접대를 받은 뒤 면직된 검사 징계 취소' 판결이 대조를 이루면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비판을 받았다. 오 후보자는 "그 분이 제 판결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고 자세를 낮췄다.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1년 후배이고, 윤 대통령의 결혼식과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한 그는 사법부 독립성 침해 우려에 대해 "전화가 오더라도 끊겠다"며 "한 톨만큼의 오해도 생기지 않도록 독립적이고 객관적 판결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대법관은 취임사에서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정의로운 판결을 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2023-07

2023-07-11

'고액 의견서 논란' 권영준 "관련 재판 회피"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법무법인에 의견서를 써주고 고액의 대가를 받았다는 논란에 대해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볼 때 고액의 소득을 얻게 된 점에 대해 겸허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며 관계된 법무법인 사건을 회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권 후보자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7개 법무법인에 63건(사건 38건)의 법률의견서를 써주고 총 18억 1천만 원을 받아 논란에 휩싸였다. 이 가운데 필요 경비 등을 제외한 소득 금액은 6억 9천만 원으로 파악됐다. 권 대법관은 취임사에서 "겸허한 마음으로 삶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권 대법관은 취임 후 상고심 재판 약 60건을 회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3-07-12

비상장주식 논란 서경환 "취득 원가 모두 처분"

서경환 대법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가족 보유 비상장주식 논란과 관련 "송구스럽다"며 "취득 원가에 모두 처분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서 후보자의 배우자와 아들이 2019년 비상장 주식회사 '한결'의 주식을 각각 15만주와 5만주를 보유한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매입가가 각각 1억5천만원, 5천만원으로 전해졌지만, 당해 3월 공개한 서 후보자의 보유 재산 현황에 따르면 아들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3억 8715만원으로 4년 만에 7배 가까이 뛰면서 비상장주식 보유 경위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서 대법관은 취임사에서 "사건처리 지연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절감했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재판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윤창원 기자

2023-12

2023-12-05

미성년자 임신 무죄? 조희대 "뒤집으려면 법 어겨야"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2017년 당시 대법원 2부 주심이었던 조 후보자가 자신보다 27살 어린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40대 연예기획사 대표에게 무죄 선고한 것과 관련해 질의를 진행했다. 조 후보자는 "제가 내린 판단이 아니"라며 "(선행 대법원) 판단을 뒤집으려면 법을 어겨야 한다"고 반박했다. 과거 대법관 시절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무죄라는 소수 의견을 낸 것에 대해선 "권력을 잃은 사람 앞에 증거도 없이 느낌으로 처벌한다면 소수자나 권력을 잃은 사람이 설 자리가 없는 것"이라며 "오직 증거법에 따라 판결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조 후보자는 흠이 없는 게 흠인 것 같다. 재산이나 경력 관계, 가족관계, 병역, 세금 하나도 흠 잡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취임사에서 "국민들이 지금 법원에 절실하게 바라는 목소리를 헤아려 볼 때, 재판 지연 문제를 해소하여 분쟁이 신속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2024-02

2024-02-27

신숙희 "법관 정원 늘려야"

신숙희 대법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사법부의 재판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관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또한 여성 대법관의 비율을 전체의 절반 정도까지 늘려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허숙정 의원은 "후보자의 과태료 납부 내역 2건이 '민식이법' 시행 이후인 2022년도에 스쿨존에서 일어난 신호위반과 속도위반이었다"고 지적하자, 신 후보는 "한 건은 가족이 운전했고, 한 건은 가족이 술을 마시고 대리운전 기사에게 맡겼는데 1주일 후 과태료 고지서가 왔다"며 "굉장히 부끄럽고 공직자로서 적절하지 못하게 처신했다"고 답변했다. 신 대법관은 취임사에서 "여전히 사회적 편견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대법관으로서 이분들의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윤창원 기자

2024-02-28

엄상필 "시대와 국민 요구하는 정의 관념 외면 안돼"

엄상필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민 70%는 재판결과가 불공정하다고 보고, 재판 불신율이 56%에 달하는 이유'에 대한 양정숙 개혁신당 의원의 질의에 "재판을 받는 입장에서 보면 '내 얘기가 판사에게 잘 전달됐는지, 꼼꼼히 살펴봤는지' 하는 걱정이 항상 있는 것 같다"면서도, "그런 과정에서 여러 이유로 신뢰가 떨어지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 항상 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재판 중 오판율을 스스로 어떻게 진단하느냐'는 질의엔 "당시로서는 최선의 결론이었다고 생각하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에 대해선 "현재로서는 특별한 과학적 근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유지도 괜찮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엄 대법관은 취임사에서 "법의 문언이나 논리만을 내세워 시대와 국민이 요구하는 정의 관념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사진=윤창원 기자

2024-07

2024-07-22

노경필 "압수수색 영장 대면심리 제도 필요"

노경필 대법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수사기관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의 99%가 발부된다는 통계를 제시하자 "(압수수색 영장) 대면 심리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과거 경험으로는 오로지 수사기관에서 제출한 자료만 가지고 심사하다 보니까 판사 입장에서는 그쪽만 보고 결정할 수밖에 없어서 아무래도 인용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앞서 노 대법관은 과거 2020년 2월 수원고법 형사1부 재판장 시절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은수미 당시 경기 성남시장에게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해 주목받았다. 검찰 구형량은 벌금 150만 원이었다.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퇴직하면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노 대법관은 취임사에서 "최고법원인 대법원이 무엇이 법인지를 선언함으로써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진=박종민 기자

2024-07-24

박영재 "검찰 조서에 의한 재판 안 해야"

이날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영재 대법관 후보자가 과거 법무부 산하 변호사시험 관리위원으로 있을 때 딸이 변호사시험에 응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해당 시험에서 딸이 합격하지 않았다. 박 후보자는 시험에 관여하지 않았다면서도 "공정성을 의심하는 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자는 2018년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의 참고인으로서 검찰 조사를 받은 경험과 관련 "검찰 조서에 의한 재판을 안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박영재 대법관은 취임사에서 "재판에 임해 결과의 타당성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면서도, 소송당사자를 배려하며 신속하고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2024-07-25

배당금 논란…첫 이공계 출신 이숙연 대법관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가 판사 재직 기간 인척이 운영하는 회사의 비상장주식을 매입해 총 3억 5천만 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후보자는 주식 매입 경위에 관해 "재산 형성은 배우자가 주도했다"면서도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겠다"고 사과했다. 이 후보자의 두 자녀도 각각 8세, 6세 때 아버지의 돈으로 A사 비상장주식을 매입해 이 후보자 본인과 배우자, 두 자녀가 받은 배당금은 총 7억 7천만 원으로 집계됐다. 또 20대 장녀가 서울 용산구 재개발구역에 전세를 끼고 다세대주택을 매입한 것에 대해선 "(거래를 주도한 남편이) 재개발 가능성이 있는 건 알았지만 어떤 절차가 진행되는지는 몰랐다고 한다"며 "저는 제 일을 하는 데 전념했고 이런 재산 형성은 배우자가 주도했다"고 해명했다. 첫 이공계 출신인 이 대법관은 취임사에서 "인공지능 사법 서비스 구현을 앞당겨 신속하고 충실하며 공정한 재판을 통해 사법부 본연의 기능을 더욱 원활히 하고 국민의 사법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저의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윤창원 기자

2024-12

2024-12-26

마용주 "대통령도 내란죄 주체…李 변론 기회줘야"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통령은 내란죄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의 질문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마 후보자는 비상계엄 당시 상황에 대해 "생중계를 봤는데,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해서 순간 AI(인공지능) 기술이 뛰어나고, KBS가 해킹당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재판이 장기화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신속한 재판도 중요한 가치지만, 피고인이 본인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변론과 입증 활동을 한다면 그런 기회를 주는 공정한 재판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가치"라고 답변했다. 마 대법관은 취임사에서 "재판은 신속하면서 공정해야 한다"며 "사법부 전체의 역량과 업무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내부의 지혜를 모아야겠다"고 말했다. 사진=황진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