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제공10일(토)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크리스마스에 벌어진 잔혹하고도 기괴한 살인 사건 미스터리를 파헤친다.
"지금 여기 피투성이 된 사람이 둘이나 있는데 빨리 좀 와주세요. 남학생, 여학생인데 빨리!" - 112 신고자
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저녁 경남 사천 한 아파트 주차장에 피투성이가 된 젊은 남녀가 쓰러져 있다는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 왔다. 구급대원이 도착했을 때 여성은 목과 복부를 흉기로 수차례 찔려 심정지 상태였다. 남성 역시 목에 베인 상처로 인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이후 병원에 이송된 여성은 끝내 사망했다. 고인은 인근 고등학교 1학년생 16세 송지수(가명)양으로 확인됐다. 송양은 그날 저녁 잠깐 볼일이 있다며 외출했다가 변을 당했다.
가해자는 송양 곁에 쓰러져 있던 남성 이강우(가명·당시 17세)군으로 밝혀졌다. 그는 송양을 살해한 뒤 자해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날 CCTV에는 송양이 이군을 만나기 위해 반갑게 뛰어가는 장면이 찍혔다. 그런데 이군은 만난 지 1분도 채 되지 않아 그녀를 무참히 살해했다.
두 사람은 사건 발생 4년 전 온라인 채팅으로 알게 됐고, SNS 메시지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구가 됐다고 한다.
이군은 크리스마스 당일 선물을 줄 게 있다며 주소지인 강원 원주에서 경남 사천에 송양을 찾아왔다. 두 사람은 이날 오프라인에서 처음 만난 것인데, 이군은 준비해 온 흉기로 송양의 목과 복부를 20차례에 걸쳐 찔렀다.
"넌 나의 60조 개 세포의 이상형이야. 너와의 미래를 끝없이 그려봤어." - 이군이 고인에게 쓴 편지
두 사람이 채팅을 하면서 갈등을 겪었던 것도 아니다. 송양이 뭔가를 잘못한 것도 없다. 수감된 이군이 고인에게 썼다는 편지를 보면, 그는 만난 적 없는 송양을 꽤 오래 좋아했던 걸로 보인다. 그랬던 이군이 처음 만난 지 1분 만에 송양의 시간을 송두리째 앗아간 것이다.
제작진은 "온라인 속에서만 연결돼 있던 두 사람 사이 이야기를 알 수 없어 막막하던 그때 송양 가족으로부터 고인의 태블릿PC를 확보했다"며 "크리스마스를 앞둔 8개월간 두 사람이 주고받은 메시지 2만여 건을 복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