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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흉기 난동' 정신적 외상 청소년 진단·지원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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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청소년 대상 실태조사…36.9% 외상 경험
"청소년기 외상 취약…적극적 예방·개입 필요"

기사 내용 무관. 연합뉴스기사 내용 무관. 연합뉴스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고등학생 흉기 난동 사건을 계기로 외상 청소년에 대한 지원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청주시는 충북 처음으로 '청소년 정신적 외상 극복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관련 기관의 의견을 수렴해 지원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청소년 10명 中 4명 정신적 외상 경험

청주시 제공청주시 제공청주지역 청소년 10명 가운데 4명 가까이가 정신적 외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시가 지난해 10~11월 청소년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외상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941명) 가운데 36.9%(347명)가 외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사고 경험은 '사랑하는 사람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24.1%로 가장 많았고, '따돌림이나 괴롭힘'이 14.1%, '정서적 학대' 9.8%, '큰 사고' 9.5% 등의 순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으로는 경험과 관련된 기억이나 생각 또는 감정이 떠오르는 것을 피하려는 '회피'가 38.6%로 가장 많았다. 불쾌한 기억이 자꾸 떠오르는 '침습적 증상'과 조마조마한 느낌이 들거나 쉽게 깜짝 놀라는 '과도한 각성'은 각각 24.2%, 20.2%다.
 
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수준은 삶의 만족도와 불안, 우울과 연관되고 자해나 자살 위험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상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자살 위험 지표(4 기준)는 0.28로, 외상 경험이 없는 청소년(0.13)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돌봄 부재·경계선지능 정신적 외상 '취약'

청주시 제공청주시 제공실무 전문가 초점 집단 면담 조사에서 정신적 외상 취약집단으로 △지지체계 부족(부모 돌봄·보호 환경 부재 등) △경제적 취약 가정 △경계선 지능이 꼽혔다.
 
실무 전문가들은 지지체계가 약한 집단의 청소년들에게 심리적 외상은 더욱 심각한 어려움과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경계선지능에 주목하기도 했다.
 
경계선지능 청소년들은 외상으로 인한 도움의 필요를 지각하고 이를 요청하는데 특히 취약하다고 봤다.
 
또 경계선지능 청소년들은 또래 집단과의 상호 작용에 어려움을 겪어 적절한 지지와 지원을 받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흉기 난동' 고등학교 정서적 지원·보호 시급


임성민 기자임성민 기자학교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고등학생은 경계선지능 청소년이다.
 
경계선지능은 지능 지수가 71~84 사이로, 지적장애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이해력이 다소 떨어지거나 특정 환경에 특히 예민하게 행동하는 경우는 있으나 일상 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다.
 
이 학생은 특수학급에서 일반학급으로 이동한 뒤 성적과 교우 관계 등으로 심리적 불안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학생은 평소 또래들과 가깝게 어울리고 싶고, 대학 진학을 고려할 정도로 학업에도 의욕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족의 질환이나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가정 환경에 다소 위축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학생은 경찰에서 범행 동기로 교우 관계와 진로 문제, 가정 형편 등을 진술했다.
 
해당 학교 학생들 역시 정신적 외상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지자체와 교육당국의 우려다.
 
유광욱 청주시의원은 "이 학교 학생들은 사건을 직접 목격하지 않았더라도 주변에서 피해를 당한 사실을 인지하고, 이런 상황에서 충분히 외상 경험을 할 수 있다"며 "향후 정책적으로 지원 계획 등을 수립하는데 있어 교육청 등과 협력해 보다 실질적인 지원체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발달 중인 뇌, 정신적 외상에 특히 취약"


충북대학교병원 정승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달 열린 '청소년 회복 지원 포럼'에서 청소년기의 정신적 외상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과 개입을 제안했다.
 
정 교수는 "청소년기는 외상적 경험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그 악영향이 만성화될 위험이 성인에 비해 높다"며 "이번 연구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그 사건으로 인해 고통스럽거나 매우 고통스럽다고 답한 17.8%의 청소년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들은 정신적 외상 극복에 전문적 도움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신적 외상을 경험한 모든 청소년과 그 가족들에게는 정신적 외상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끝으로 정 교수는 "정신적 외상 후 나타날 수 있는 변화에 대한 교육과 정상화만으로도 꽤 큰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며 "외상 경험을 한 청소년에게 주변의 이해와 지지가 회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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