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2분기부터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올해 0%대 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각각 –0.1%와 –0.2%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은 전년 대비 기준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을 받은 2020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앞선 역성장 기록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분기다.
또 전분기 대비 기준으로는 지난해 2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문제는 세부 항목 부진이 꼽힌다. 이번 경제성장률 기여도는 내수가 -0.6%p로 지난해 4분기 –0.2%p보다 확대했다. 순수출이 0.3%p로 선방한 것처럼 보이지만, 수입 감소가 수출 감소보다 큰 탓으로 사실상 수출과 내수 모두 부진한 상황이다.
여기에 2분기 시작인 4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7% 증가해 3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하루 평균 수출은 0.7%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가 17.2% 상승해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미국 관세 부과 전 재고 비축의 영향을 고려해야 하고, 미국에 대한 수출이 자동차(-16.6%)를 중심으로 –6.8%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향후 수출의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증권 정성태 선임연구원은 "관세로 인한 수출 둔화는 5월 이후 가시화할 것"이라며 "최근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율의 하향 조정에도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감안해 2025년 한국 수출 전망을 0%로 유지한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분위기는 미국과 일본도 비슷하다.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가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3%로 2022년 1분기 이후 3년 만에 분기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 책임으로 돌렸지만, 시장은 관세 후폭풍에 따른 경기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1일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하며 관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0.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한국은 내수마저 부진하다. 이 가운데 1분기 건설투자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2%로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때의 저점보다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2분기도 역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시장은 올해 0%대 성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0.8%, NH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0.7% 등으로 내다봤다.
이는 한국은행(1.5%)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1.5%)는 물론 IMF(국제통화기금·1.0%)의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다만 JP모건(0.5%)과 시티(0.6%) 등 일부 글로벌 IB(투자은행)의 전망치보다는 높다.
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한미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율이 낮아지더라도 보편관세 10%의 영향을 불가피하고 앞으로 예고된 자동차 부품과 반도체 등 품목별 관세,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국내 수출과 생산의 추가 하락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