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관련 협상을 위해 방미길에 오르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관련 보고를 진행하기 위해 국민의힘 소속 이철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한미 '2+2' 고위급 통상협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 국회를 찾아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그는 "이번 협상에서 결론을 내려는 것이 아니고, 미국 측의 상황을 살펴보러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안 장관이 이날 오후 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김현종 '트럼프 행정부 관세정책 대응을 위한 통상안보' TF 단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박 직무대행은 "신중하게 협상에 임하되, 급하게 결정하면 국익이 훼손될 수 있으니 결론을 내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에 안 장관은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장관은 '한덕수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지침(훈령, 외교 협상시 기준이 되는 본국의 지시)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안 장관은 "미국 측의 정확한 상황이나 의견을 들어보겠다"며 이번 협상에서 무엇을 요구할지 미국 측에 따로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고, 미국 측도 별다른 요구사항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박 직무대행에게 보고했다.
오는 6월 3일 대통령 선거 직후 바로 다음 정부의 임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협상할 시간이 없다는 현실적인 상황이 반영된 셈이다. 민주당은 현 정부가 권한대행 체제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협상은 새 정부에 넘겨야 한다는 입장을 꾸준히 피력해 왔다.
안 장관은 앞서 국민의힘 소속 이철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간사 김원이 의원, 국민의힘 간사 박성민 의원과 만나서도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논의 안건에 한미 FTA와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아무래도 미국 정부가 우리(정치 상황)에 대해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그런 고민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과 양당 간사는 모두 "현 상황이 정권 교체기인 만큼 협상단이 뭔가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상황을 잘 설득하라"며 "결론을 내리지 말고 협의를 잘 하라, 미국 측의 의도를 잘 파악해 오는 것이 현 상황에서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안 장관은 보고 문건을 통해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되, 차분하고 진지하게 '협의'를 추진하겠다"며 "'합의'가 아닌 '협의'이다. 처지와 조건을 잘 알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