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격앙된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해 시설물 등을 파손하며 폭동을 일으킨 가운데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쓰러진 현판이 놓여 있다. 류영주 기자박찬욱 감독 등 영화인들과 시민단체들이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취재하기 위해 현장에 들어갔다가 재판에 넘겨진 감독에게 무죄를 선고해 달라며 법원에 탄원서를 냈다.
16일 영화인 단체 및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이들은 특수건조물침입 혐의로 기소된 정윤석 감독의 무죄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모아 서부지법에 제출했다.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김성수, 변영주, 장항준, 이명세, 조현철 감독 등 영화인과 시민 총 2781명이 탄원서에 연명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정 감독은 당시 불법 계엄 시도와 그에 따른 사회적 붕괴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며 국회, 언론사 관계자들과 협력해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다. 수사 과정에서도 이러한 작업 의도는 명확히 소명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의 위기가 현실이 되는 순간을 현장에서 기록해야 한다는 윤리적 의지와 예술가로서의 책무감에 근거해 카메라를 들고 법원으로 향한 것이다. 정 감독은 폭도를 찍은 자이지 폭도가 아니다"라며 "진실을 남기기 위한 예술가의 행위가 범죄로 취급되지 않도록 정 감독에게 무죄를 선고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요청한다"라고 촉구했다.
특히 정 감독의 기소한 검찰에 대해 "공익적인 취재 목적을 무시하고, 촬영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 감독을 서부지법 폭동의 가담자로 몰아 기소했다. 이는 명백히 언론 및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