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오페라단의 오플레이 공연 '파우스트' 제작발표회에서 파우스트 역의 김효종(왼쪽부터), 마르그리트 역의 손지혜, 메피스토펠레스 역의 사무엘 윤, 연출가 엄숙정, 노년의 파우스트 역의 정동환,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 지휘자 이든, 메피스토펠레스 역의 전태현, 마르그리트 역의 황수미, 파우스트 역의 박승주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오페라단이 1막에 연극적 요소를 가미한 '오플레이'(O'play, 오페라+연극) 콘셉트의 '파우스트'를 10~1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데뷔 57년 차 베테랑 배우 정동환이 1막에 노년의 파우스트로 출연해 인간의 욕망과 회한을 표현한다.
배우 정동환은 지난달 세종문화회관 연습실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걱정이 태산이다. 잠을 못 이룰 지경"이라며 웃어보였다.
그는 "오페라를 막 시작해서 헷갈리는 것도 많고 걱정이 태산"이라면서도 "연극과 오페라가 어우러진 작품으로 다양한 관객이 찾아올 수 있다면 시도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동환이 퇴장한 뒤 2막부터는 성악가들이 주가 되어 기존 오페라 '파우스트'를 따라 작품을 끌어간다. 독일어권 성악가에게 최고 영예로 꼽히는 '궁정가수' 작위를 받은 사무엘 윤을 필두로 베테랑 성악가들이 무대에 오른다.
악마 메피스토펠레스 역은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과 베이스 전태현이 맡았다.
젊음을 얻은 파우스트 역에는 테너 김효종과 박승주가, 파우스트와 사랑을 나누는 순수한 연인 마르그리트는 소프라노 손지혜와 황수미가 연기한다.
'파우스트'는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집필한 희곡을 바탕으로 프랑스 낭만주의 오페라 거장 샤를 구노가 제작한 작품이다. 1859년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된 이후 프랑스 오페라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은 "정형화된 형식에서 벗어나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관객도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연극을 사랑하는 관객에게는 새로운 감각을, 오페라 애호가에게는 연극적 요소가 더해진 신선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했다.
사무엘 윤은 "1998년 26살의 나이로 처음 '파우스트'에 출연했을 당시에는 힘 좋고 박력 있는 메피스토펠레스였다"며 "이번이 10번째 프로덕션인데, '오플레이'라는 시도를 통해 클래식이 대중에게 사랑받는 장르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내 작품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연출가 엄숙정은 "큰 극장의 이점을 활용해서 무대의 모든 공간을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지휘자 이든은 "음악에 연기가 가미된 작품이어서 엄 연출과 훨씬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관객들은 기존에 알고 있던 '파우스트'의 음악을 들으면서도 연기로 표현되는 요소를 찾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