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 바람! 바람, 바람!"역대 최악의 산불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영남 산불이 8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28일 온라인에서는 '산불 현장 소방관 바디캠' 영상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약 16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경상북도 119' 조끼를 착용한 소방대원들이 거센 바람을 뚫고 화염과 마주한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는 화마로 붉게 물든 하늘 아래 강풍이 몰아치자 검은 연기와 파편이 뒤엉키고, 그 속에서 소방대원들이 몸을 낮추거나 주저 앉는 장면이 담겼다. 또 "어, 조심!", "온다, 온다, 온다, 온다!" 등 긴박한 외침도 들린다.
이 영상은 28일 오전 기준 조회수 73만 회를 넘기며 빠르게 퍼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목숨 걸고 화마와 싸우는 소방관님들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 "이분들의 희생을 잊어서는 안된다" 등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자신을 지역 소재 소방관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동료반장님과 거의 탈진상태"라며 사진을 공개했다. 이어 "(산불) 너무 힘들다. 어떻게 24시간을 버티지"라고 적었다. SNS 캡처탈진한 소방대원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화제를 모았다.
자신을 소방공무원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요즘 산불이 하루에 30건씩 난다. 이럴 땐 소방관인 게 너무 힘들다"며 "동료 반장님과 거의 탈진 상태"라고 토로했다.
이어 지난 26일 직접 사진을 공개했는데, 방화복을 반쯤 벗은 채 현장 바닥에 그대로 쓰러져있는 소방대원들의 모습이 담겼다.
누리꾼들은 "부디 다치지 않게 몸조심하시고 건강 잘 챙기셔라", "남동생도 소방관인데 지금 3일째 잠도 못 자고 탈진상태라고 한다", "제발 비가 좀 내렸으면…노고와 헌신에 감사드립니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안타까움과 응원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와 연대도 이어지고 있다.
각종 SNS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 물품이나 현금 등을 기부하겠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전주 지역 누리꾼은 "대형 밥차를 준비해 2박 3일 봉사를 다녀오겠다"고 밝혔고, 식품 판매업체 대표는 "식사대용 쌀 음료 수천 병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대구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A씨도 총 2천개 이상의 빵과 음료를 방문 기부하며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대구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A씨는 "가장 필요한 곳에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면서 총 2천개 이상의 빵과 음료를 방문 기부한 인증샷을 올렸다. SNS 캡처
A씨는 28일 노컷뉴스에 "산불나고 사람들이 SNS에 후원·기부하시는 걸 보고 저도 가만히 있을 순 없겠다 싶었다"면서 "가장 필요한 곳에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의성종합운동장, 청송군청, 청송국민체육센터 등 이재민 대피소 및 소방본부를 직접 방문하며 기부한 A씨는 방문했다면서 "빵과 샌드위치가 간편식이다보니 소방대원분들이 너무 좋아해주셨고, 힘들어보이시는 어르신들도 갖다드리니 좋아하셨다"고 전했다.
28일 경북 영양군 이재민 대피소인 영양군민회관에서 이재민들이 아침 식사를 기다리며 휴식하고 있다. 연합뉴스한편, 이날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전 8시 기준 지난 21일부터 중대형 산불 11개가 발생해 무주와 김해, 옥천, 온양 등 5개 산불은 완전 진화됐고 현재 의성과 안동, 영덕, 영양 ,청송,산청 하동에서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산림피해 면적은 4만8150헥타르로 서울 면적의 80%다. 이번 산불로 경북에서 24명, 경남에서 4명 등 28명이 숨졌고 중상 9명,경상 28명 등 65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당국은 헬기 109대와 진화대 등 인력 8118명, 진화장비 900여대를 투입해 진화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