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과대. 황진환 기자서울대 의대생들이 복귀 시한인 27일 등록하기로 했다. 연세대 의대생들도 우선 등록한 뒤 휴학하기로 휴학 방식을 바꾸면서 복귀 '데드라인'을 앞둔 다른 의대생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 의정갈등 대응 태스크포스(TF)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투쟁 방식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 결과 3분의 2가량이 등록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미등록 휴학으로 투쟁을 지속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총응답자 645명 중 기존에 휴학이 승인된 38명을 제외한 607명의 65.7%(399명)가 '아니오'를 택했다. 미등록을 이어가겠다는 응답은 34.3%(208명)에 그쳤다.
TF는 "다수의 서울대 의대 휴학 학생 회원은 미등록 휴학의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 나가는 것에 동의하지 못했다"며 "미등록 휴학으로 투쟁을 이어 나가는 것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등록 후 투쟁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오후 2시까지 복학원 제출 및 수강신청을 통해 등록 절차를 마무리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서울대는 이날 오후 5시에 등록을 마감한다.
다만 TF는 "여전히 타 의과대학들과 같이, 적법한 휴학계를 바탕으로 한 미등록 휴학 투쟁이 정당하며, 최선의 대응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며 "등록 후 투쟁 방향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빠른 시일 내에 안내해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의대 학생비상시국대응위원회도 전날 밤 1학기 휴학 방식을 '등록 휴학'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대학의 의대생들이 당초 '미등록 휴학' 방침에서 '등록 후 휴학'으로 선회하면서 의대생들의 대규모 복귀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1일 등록을 마감한 연세대와 고려대 의대의 경우 수백 건의 복귀 문의가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들도 최대한 학생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여지를 열어 두고 있다. 연세대는 지난 21일 복학원을 내지 않았어도 등록 마감 시한인 28일까지 등록금을 내면 제적 처리를 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연대 의료원 관계자는 "학생 제적이 목적이 아니고, 수업에 복귀하도록 하는 게 목적인 만큼 아마 비공식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대는 오는 31일부터 제적 관련 행정 절차를 밟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1일 등록을 마감하고 전날 복학원 제출을 마감한 고려대도 복귀를 원하는 학생들의 상담이 빗발치고 있다. 고려대 관계자는 "(제적 처리하지 않고 등록을 허용할지와 관련해) 종합적으로 취합을 해서 추후에 다시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의대생들의 기류가 등록 및 복학으로 바뀌면서 이날 등록 마감을 앞둔 이화여대, 부산대, 동국대, 경상국립대, 영남대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은 기존 미등록 휴학 방침을 고수했다.
의대협은 이날 성명을 통해 "서울대와 연세대 일부의 동요가 있었지만 나머지 38개 단위는 여전히 미등록을 유지하고 있다"며 "본 협회는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공의 선생님들도 여전히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의료 붕괴를 촉발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선고는 적어도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