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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즉생' 삼성 주총 중 HBM4 12단 성공 뿌린 SK…가열되는 '칩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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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주총회서 "빠르면 2분기부터 시장 주도"
SK하이닉스 "고객사에 세계 최초 HBM4 12단 샘플 조기 공급"

연합뉴스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AI용 초고성능 D램 신제품인 HBM4 12단 샘플을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들에 제공했다. 양산 준비를 하반기 내로 마무리해,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겠다"
3월 19일 오전 9시 44분 배포된 SK하이닉스 보도자료

"다가올 시장이 HBM4, 커스텀HBM시장이다. 신시장에 있어서는 저희가 HBM3와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차질 없이 계획대로 개발을 진행중이다"
3월 19일 오전 11시15분 삼성전자 주주총회 중
삼성전자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의 발언

이재용 회장이 최근 '사즉생 각오'를 임직원들에게 주문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SK하이닉스가 갖고 있는 HBM3E(5세대)의 주도권을 12단 제품부터는 가지고 오겠다고 밝혀 역전의 의지를 다졌다.

그런데 삼성전자 주총이 시작하기가 무섭게 SK하이닉스는 보란듯이 'HBM4(6세대)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나섰다.

AI칩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 12단 기술 주도권 확보를 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다시 격돌하는 모양새로 양사 칩 기술 경쟁은 올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HBM3E 경쟁력 향상 노력..신시장은 주도"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의 '주주와의 대화' 시간에 엔비디아 대상 HBM3E 공급 준비 현황에 대해 "빠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HBM3E 12단 제품이 시장에서 분명히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주주가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3E 납품 지연을 언급하며 엔비디아의 요구 사항에 어느 정도 맞춰졌는지 묻는 질문을 하자 "현재 고객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제품 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힌 것이다.

전 부회장은 이어 "AI 경쟁 시대에 HBM이 대표적인 부품인데 그 시장 트렌드를 조금 늦게 읽는 바람에 초기 시장을 놓쳤지만, 지금은 조직 개편이나 기술 개발을 위한 토대는 다 마련했다"며 "HBM4나 커스텀 HBM 같은 차세대 HBM에서는 이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계획대로 차근차근 준비 중이고 다시는 주주들께 실망을 안겨드리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 경쟁력 회복을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DS부문은 선단 공정 기반 HBM 적기 개발로 차세대 AI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HBM 공급량을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확대하는 등 고수익 반도체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 등으로 올해를 '근원적 경쟁력 회복의 해'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수조원의 적자를 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경우 누설전류를 줄이는 GAA(게이트올어라운드), 차세대 D램, 첨단 패키징 기술을 연계해 제품 경쟁력을 제고에 나선다.

SK하이닉스, HBM4도 우리가 먼저…"AI생태계 선두주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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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삼성전자가 신발끈을 고쳐메며 각오를 다지는 동안, SK하이닉스는 다시 한 발 앞서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는 같은날 HBM4 12단 샘플을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들에 제공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마이크론은 2년 내 HBM4 양산을 목표로 세웠는데 SK하이닉스가 일찌감치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한 것이다.

고객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이번에 샘플이 공급된 곳은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등 미국 빅테크 기업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가 기술 주도권 탈환의 발판으로 삼은 HBM3E 12단 제품에 대해서도 "어드밴스드(Advanced) MR-MUF 공정을 적용해 HBM 12단 기준 최고 용량인 36GB를 구현했다"며 "이 공정을 통해 칩의 휨 현상을 제어하고, 방열 성능도 높여 제품의 안정성을 극대화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HBM3E 8단과 12단 모두에게 업계 최초 양산에 성공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김주선 AI Infra(인프라) 사장(CMO, Chief Marketing Officer)은 "SK하이닉스는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꾸준히 기술 한계를 극복하며 AI 생태계 혁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며 "세계 최대 HBM 공급 경험에 기반해 앞으로 성능 검증과 양산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 "차세대 AI칩 용량 업그레이드"…"HBM 시장 확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칩 개발 계획은 양사의 HBM 경쟁에 기름을 부을 전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 열린 GTC 행사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블랙웰 업그레이드 버전과 루빈, 루빈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이고 2028년에는 새로운 AI 칩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블랙웰 업그레이드 버전 '블랙웰 울트라'는 기존에 탑재되던 192GB(기가바이트) 용량의 HBM3E를 288GB로 50% 확대하며 '36GB HBM3E 12단' 탑재량을 5개에서 8개까지 확대한다. 내년 하반기엔 HBM4가 첫 탑재되는 '루빈'이라는 새로운 AI 칩이 출시되고, 2027년에는 '루빈 울트라', 2028년에는 '파인먼'이 공개될 전망이다.

현재 엔비디아에 공급되는 HBM3E 물량 대부분은 SK하이닉스가 납품중인데, 엔비디아의 계획대로 HBM3E 탑재량 확대와 HBM4 시장의 본격 개화는 차세대 HBM 시장을 둘러싼 양사의 기술 경쟁을 더욱 격화시킬 전망이다.

이날 벌어진 양사의 신경전은 이런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계획대로면 AI칩 용량이 급증하고 이에 따라 HBM 탑재량 역시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HBM 공급이 수요를 따라갈 수 없을 경우 메모리 업계 전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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