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KT가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4인을 모두 재선임하기로 하면서 하반기 대표이사 후보 선정 절차를 앞두고 김영섭 현 대표의 연임 준비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31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현 사외이사인 김용헌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곽우영 현대자동차 차량 IT개발센터 센터장, 이승훈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재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안건이 통과되면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4인 모두가 자리를 지키게 된다.
상법상 사외이사 임기가 6년이란 점에서 재선임이 의결돼도 상법 규정을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임기 종료 사외이사 중 한 명의 교체도 없이 전원 재선임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평가다.
경쟁사인 SKT와 LG유플러스가 다가오는 주총에서 강동수 SK그룹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PM) 부문장, 권봉석 LG 부회장을 각각 신규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에 올리며 인공지능(AI) 사업 전략을 강화한 것과도 비교된다.
이러한 KT의 이사회 '무변화' 전략을 두고 내년 주총에서 임기가 끝나는 김영섭 대표의 안정적 연임을 위한 작업의 일환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KT 이사회 정관에 따르면 김 대표 연임 여부는 올해 하반기 이사회의 후보 선정 절차에 좌우된다.
김 대표가 취임 전 사측과 체결한 경영계약서를 보면 차기 대표 후보 육성·관리 계획과 승계 후보 임면에 관한 사항을 8명의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차기 대표 선임 과정에서 이사회 주도권이 커진 것이다.
임기를 1년 남긴 김 대표는 연임 의사를 공식화하지는 않았다.
소수노조인 KT 새노조는 사외이사 재선임에 대해 성명을 내고 "임기 1년 남은 시점에서 김 대표가 KT 부동산 자산, 특히 수익성 높은 호텔을 팔려는데도 이사회가 견제하지 않고 있다. 매각으로 인한 단기 수익 추구는 김영섭 사장 연임을 위한 실적용"이라고 비판했다.
KT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전문성을 갖춘 양질의 사외이사 후보군 확보를 위해 다양한 채널로 사외이사 후보군을 구성하고 공정한 절차로 검토한다"며 "공정성, 객관성 확보를 위해 주주, 전문기관 추천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구성된 여러 후보를 면밀히 검토했고, 결론적으로 전문성, 향후 기여 가능성 등을 종합 검토한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이들 사외이사는 김 대표 체제 이전에 선임됐으며, 사외이사 선임 절차나 후보군 자체 역시 내부 경영진에 공유가 되는 구조가 아니라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