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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공포, 주가하락 의도한 트럼프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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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금리 낮춰 이자비용 절감…내년 중간선거용 해석도
경기침체 압박 장기화 땐 금융시장 혼란 초래 우려↑

연합뉴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촉발된 미국 경기침체 우려를 두고 일각에서 의도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식시장의 하락을 유도해 채권 금리를 낮춰 미국의 정부 부채 이자 부담을 줄이고, 내년 중간선거에서 극적인 효과를 내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경기침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경우 금융시장의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주식시장은 기술적 분석상 10% 이상 하락한 '조정장'에 진입했다. 나스닥과 S&P500은 올해 고점 대비 각각 14%와 11% 떨어졌다.
 
또 다우존스를 포함한 3대 지수 모두 장기적 추세를 판단하는 기술적 지표인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내려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전환기'를 지나고 있으며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기침체도 감수하겠다는 발언이 주식시장에 직격탄이 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폭탄 발언을 '의도된 전략'이라는 관점으로 해석하는 일부의 시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는 이유는 '쌍둥이 적자(무역적자+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다. 특히 재정적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4개월 동안 8400억달러(약 1220조원)이 늘면서 이자비용만 3920억달러(약 563조원)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키움증권의 집계를 보면, 올해 만기인 미국 국채의 72.6%가 상반기에 몰려있고 규모는 7조달러(약 1경 173조원)에 달한다. 정부는 국채 만기 때 원금을 상환하며 시장 조건에 따라 리파이낸싱(refinancing‧자금 재조달)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시중 금리에 따라 국채 이자비용이 발생한다. 올해 예상되는 국채 이자비용만 9250억달러(약 1344조원)에 달한다. 이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채금리가 내려야 한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최고 4.8%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폭탄 발언 직후인 10일 4.2%로 0.6%p 낮아졌다. 이에 따라 절감할 수 있는 이자비용은 315억달러(약 45조 7천억원)으로 추산된다.
 
키움증권 김승혁 연구원은 "부채한도 상향 협상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채권 공급을 늘리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경기 둔화 우려를 높여서 시중 금리 수준을 낮추겠다는 것"이라며 "실제로 국채 금리 하락은 트럼프 관세정책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 우려가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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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식시장 부진을 유도한다는 의심도 사고 있다.
 
트럼프 1기 당시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영향으로 S&P500이 20% 넘게 하락했고, 같은해 11월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중간선거를 치르기 위해 이미 고점 논란이 있는 주식시장의 조정을 미리 유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김 연구원은 "중간선거를 위해 2년차 증시를 신경 씀과 동시에 낮은 금리로 채권을 대환하고 싶다는 생각이 증시 조정을 부추기는 듯한 지금의 트럼프를 만들어 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의 정책 실패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바이든 정부 당시 주식시장의 상승과 경기 호조는 과도한 정부지출로 만들어 낸 것으로, 재정적자 급증과 국채 금리 상승이라는 후유증이 지금 발생했다는 주장을 위해 의도했다는 것이다.
 
최근의 주식시장과 국채 금리 하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가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압박이 장기화할 경우 금융시장 전반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M증권 김명실 연구원은 "채권 금리 하락이 트럼프 정부의 계산된 결과라면 일단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결과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경기둔화가 동시에 발생) 우려 확산 등으로 연준의 적극적인 스탠스 변화가 동반되지 못한다면, 채권금리가 방향성을 잃고 변동성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현재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한 것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채 금리 하락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감소한 영향이고, 주식시장의 –10% 조정은 건전한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국채 금리 하락은 트럼프 의도 때문이 아니라 '텀 프리미엄(불확실성)' 하락 때문"이라며 "S&P500의 –10% 조정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며 버블장세 때는 더욱 자주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트럼프가 의도한 것이라면 증시가 10% 이상 하락해도 겁먹지 않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압박을 느낄 것"이라며 "우리 생각은 후자로 기울어져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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