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1시쯤 서울 종로구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열린 자유통일당 집회에는 300여 명의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참석해 탄핵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임성민 수습기자윤석열 대통령이 체포 52일 만에 석방된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와 집회를 중심으로 헌법재판소와 재판관들을 겨냥한 폭력 선동성 발언들이 잇달아 올라오며 사회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탄핵 선고를 앞둔 민감한 시기인 만큼 폭력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10일 오후 1시쯤 서울 종로구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열린 자유통일당 집회에는 300여 명의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참석해 탄핵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빨갱이는 죽어도돼", "이재명을 죽여라", "헌법재판소를 폐지하라" 등의 과격한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선고가 나는 그때까지 우리가 긴장해서 끝까지 싸워야 한다"며 "헌법재판소의 말도 안 되는 판결과 재판의 진행들을 다 목격한 것처럼 모든 세대가 더더욱 이 헌법재판소에 모여야만 한다"고 외쳤다.
지지자들은 윤 대통령의 석방 소식에 격앙된 분위기였다. 이날 연단에 오른 이모씨는 "드디어 대한민국의 법치가 제대로 흘러가고 있지만, 이 승리에 취해 있으면 안된다"라며 "헌법재판관들이 기각 또는 각하를 할 수 있게 우리가 도와주자"고 소리쳤다.
또 다른 지지자도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에게는 지난 주말에 중앙지법의 결정이 부담과 짐을 내려준 것"이라며 "머리 싸움을 필요 없이 이제 중앙지법에서 제대로 된 결정을 내려줬으니까 더 이상 탄핵 심리, 심의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교수라고 밝힌 또 다른 지지자는 "윤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나오면서 일부러 차를 안 타고 걸어 나왔다"면서 "이 판은 이제 끝났다"고 주장하자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을 향한 극단적 발언도 있었다. 러시아에서 집회를 위해 귀국했다는 김모(70)씨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겨냥해 "사지를 찢어서 죽여야 한다"며 "이번 주에 헌법재판소가 판결을 내리지 못하도록 우리가 막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 앞에선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지지자들의 삭발식도 진행됐다. 삭발에 나선 한 지지자는 눈물을 흘리며 "(윤 대통령의 구속이) 반국가 세력의 내란 조작에 의한 불법적 납치 감금이었고, 대통령 탄핵을 통한 체제 전복 시도는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다"며 "대한민국 수호를 위해 국민 최후의 1인까지 체제 전복 세력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폭동 사태가 우려되는 경고성 발언도 눈에 띄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지자들의 과격 발언은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디시인사이드에는 '서부지법, 그들은 '저항권'을 행사했다'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불법적으로 구금당했던 대통령이 드디어 구치소를 벗어나게 됐다"면서 "서부지법 사태는 단순히 구속영장 발부에 대한 폭동이 아니라 제 기능을 못하는 국가에서 이외의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 적극적 저항권을 행사한 것"이라며 서부지법 폭동을 정당화했다.
같은 날 '지귀연 판사가 나라를 살렸다'는 제목의 게시글에는 서부지법 판사들의 실명을 호명하며 "서부지법 판사들 포함 몇몇 판사들은 꼭 죽는다. 법이 처단 안하면 국민들이 광화문에 끌어내서 꼭 죽인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보다 앞선 9일에는 '서부지법 인권유린범 박경선 남부구치소장'이라는 제목 하에 '파묘 소스'를 공급한다며 남부구치소장의 이름과 전공 등을 적시한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석방하라며 시위를 예고하는 글도 올라왔다. 작성자는 "지귀연 판사가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판결문에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했다면 (김용현 전) 장관 등에 대한 검찰의 내란죄 수사권 또한 의문을 제기해야 된다"라며 "서울 동부구치소에 있는 김 장관의 석방을 위해 동부구치소 앞과 동부지법 앞에서 1인 시위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