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안국역 인근에서 열린 '야 5당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지지율이 오른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의 강도를 연일 올리고 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유리한 구도를 굳히겠다는 전략인데, 부정적 이미지로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높아지는 野지지율·정권교체론…이재명 "與, 극우 힘빠지니 배신"
3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6~28일 전국 성인 1506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4.2%로, 국민의힘 지지율(37.6%)을 5주 만에 오차범위 밖으로 앞섰다.
야권에 의한 '정권 교체론'은 55.1%로, 39.0%인 집권 여당의 '정권 연장론'과의 격차가 전주보다 벌어졌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6.0%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1일 서울 안국역 인근에서 열린 '야 5당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조사 내용을 공유하며 국민의힘에 대해 "내란수괴 윤석열을 옹호하고 법치주의의 상징인 법원을 파괴하는 폭력적 극우가 힘이 있다 싶으니 그쪽으로 붙었지만, 국민 집단지성의 발동으로 그들이 제압되고 힘이 빠지면 언제 그랬냐며 배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추구하는 가치도 없고 필요해서 보수를 참칭할 뿐 현실의 이익과 욕망을 위해서라면 원수도 영입하고 부모조차 내칠 극우 파시즘 정당"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민주당 김윤덕 사무총장도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갤럽이 지난달 25~27일 실시한 조사 결과를 언급하면서 "헌법재판소에 대한 끊임없는 공격과 마은혁 재판관 임명 거부, 윤석열의 '극우 선동 최후변론'에도 불구하고 중도층 여론은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며 "여론의 이정표라 할 수 있는 중도층의 민심은 이미 윤석열을 파면했다"고 강조했다.
국정협 불참·明특검 추진…"與, 헌정질서 부정세력" 맹공
지난달 20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정 안정을 위한 국회-정부 국정협의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부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기념 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지지율 상승에 따른 자신감을 바탕으로 민주당은 정국 주도권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8일엔 반도체 특별법과 연금개혁,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등을 논의하기로 예정됐던 여·야·정 국정협의회를 거부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고 있는 점을 문제삼은 것이다.
앞서 헌재는 지난달 27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최 권한대행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에서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건 국회 권한을 침해한 위법한 행위라고 판결했다.
관련해 김 사무총장은 이날 "저희는 최우선 과제가 내란 세력 심판, 척결이라 생각하고 그 점에서 최 권한대행이 내란 세력과 협조하거나 이를 회피하는 식으로 행동해 민주당의 정확한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며 "일단 내일(4일) 국무회의 상황을 지켜보고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 국회(임시회) 제02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동시에 원내에서는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명태균 특검법'으로 여권을 향한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특검법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등 범여권 대권 주자들을 광범위로 겨냥해 조기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의 공격 카드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며 최 권한대행이 거부권 행사를 할 명분이 없다고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은 여론전을 통해 '헌법 수호 세력' 대 '반헌법 세력' 대선 구도도 강화해가고 있다. 지난 1일에 이어 오는 8일에도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전국 총동원 집회를 예고했다.
'탄핵 반대' 집회에서 '헌법기관을 때려 부숴야 한다'고 발언한 국민의힘 서천호 의원에 대해선 국회 윤리특위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서 의원의 막말은 윤리위 제소로는 부족한 매우 심각한 망언"이라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헌정질서를 부정하고, 폭동을 선동하는 국민의힘은 더 이상 공당이라고 할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민생 위한 국정협 지연에는 책임…"논의 재개될 것"
다만 이 같은 정략적 계산으로 국정협의회와 추경이 늦어질수록 민주당이 그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민생에 대한 진정성 없이 대화를 위해 마련된 자리를 걷어찬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정국 마비에 대한 책임 소지가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며 "그냥 두고 볼 수는 없고 논의는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