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강건명칭 종합군관학교를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틀 연속 군사학교를 방문했다. 24일에 김일성정치대학, 25일에 강건명칭종합군관학교를 방문했다.
두 군사학교의 방문에서 김 위원장의 패션이 똑 같았다. 검은색 가죽코트에 '샤프카'라는 러시아 전통 방한모자를 썼다.
과거 김일성 주석이 구소련 시절 러시아 털모자인 샤프카를 쓴 적이 있었고, 김 위원장도 지난 2021년 1월 8차 당 대회를 기념한 열병식에서 샤프카를 쓰고 단상에 오른 적이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이번 군사학교 방문에서 이틀 연속 독특한 모양의 샤프카를 쓴 것에 대해서는 북·러 밀착을 더 강하게 가져간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의도로 보인다.
아울러 러시아 파병과 추가파병 가능성, 종전협상 시작 등 현재 벌어지는 상황을 의식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일성정치대학이 군대 내 사상과 당 통제를 담당하는 정치장교 양성기관이라면 강건종합군관학교는 육군 지휘관 양성기관이다.
김 위원장의 발언도 김일성정치대학에서는 군인들의 사상교육에, 강건종합군관학교에서는 현대전에서의 실전지휘 능력을 강조하는데 맞춰졌다.
연합뉴스눈길은 끄는 것은 김 위원장이 두 학교 방문에서 모두 당 중앙의 요구와 기대에 군이 부응하지 못하는 현실을 비판했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먼저 김일성정치대학에서 "정치일군들 속에서 당 중앙의 요구와 기대에 따라서지 못하는 일부 편향들"의 원인을 분석한 뒤 "군대의 정치사상적, 정신 도덕적 준비를 더욱 완성"하기 위한 과업을 제시한 것으로 되어 있다.
김 위원장은 또 강건종합군관학교에서는 "당의 강군건설에 관한 정책적 요구에 따라서지 못하고 있는 문제들을 언급"하고, "인민군 당위원회와 군사교육기관 정책지도부서들이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원만히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이 군을 비판한 맥락은 자세하게 드러나지 않았으나, 현재 시점에서 새삼스럽게 군인들의 사상과 정신무장을 강조한 것은 이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했거나 향후 추가로 발생하는 것에 대비해 군심을 잡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먼저 러시아에 보낸 북한군 부대에서 포로가 발생해 귀순의사를 표명한 것은 북한 당국 입장에서 사상과 도덕의 문제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적으로도 군대를 각종 건설현장에 동원하면서 일부 군인들의 불만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러시아에 대규모로 파병을 했고 추가로 지방공장과 대규모 온실농장 건설, 평양주택 건설 등 각종 건설사업에 수많은 군인을 동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부 군인과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일 수 있기 때문에 군대 내 사상을 강조한 것"이라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