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니페르 에르모소와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 연합뉴스스페인 여자 축구 대표팀 헤니페르 에르모소에게 강제로 입맞춤을 한 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축구협회장에 대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3년 자격정지 징계가 확정됐다.
영국 BBC는 22일(한국시간)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루비알레스 전 회장이 FIFA로부터 받은 3년 자격정지 징계가 부당하다며 낸 항소를 기각했다고 보도했다.
CAS는 "FIFA가 부과한 제재는 합리적이며 지나치지도 않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루비알레스 전 회장은 지난 2023년 8월 열린 호주-뉴질랜드 FIFA 여자 월드컵에서 스페인이 우승한 직후 시상대에서 스페인 국가대표로 출전한 헤니페르 에르모소에게 강제로 키스를 해 큰 논란이 됐다.
당시 그는 에르모소의 동의를 받아 입맞춤했다고 주장했으나, 에르모소는 키스를 원치 않았으며 모욕적으로 느꼈다고 반박했다.
해당 사건 이후 스페인 전역에서는 루비알레스 전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스페인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을 보이콧하는 등 내홍을 겪었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루비알레스 전 회장은 결국 3주 만에 회장직을 사임했다. FIFA 역시 그에게 자격 정지 3년의 징계를 내렸다.
루비알레스 전 회장은 FIFA의 징계가 부당하다며 항소를 냈으나, 이번 항소가 기각되면서 당분간 축구계에서 활동할 수 없게 됐다.
그는 강제 입맞춤 사건으로 형사 처벌을 받을 위기에도 몰려있다.
최근 스페인 법원은 루비알레스 전 회장의 성추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1만800유로(약 1천6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아울러 1년 동안 에르모소의 반경 200m 이내로 접근하지 말고, 직접 연락도 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루비알레스 전 회장은 "당시 입맞춤은 강제된 게 아닌 합의였다고 말하라"며 에르모소를 협박했던 혐의까지 받고 있다. 하지만 법원은 강요 혐의는 입증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무죄로 판결했다.
BBC는 "루비알레스 전 회장과 에르모소 모두 판결에 항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