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연합뉴스유럽연합(EU)은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결정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 결정에 심히 유감"이라며 "EU에 대한 부당한 관세에 대응할 것이며, 확고하고 비례적인 대응 조치를 유발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관세는 곧 세금이며 기업에 나쁘고 소비자에겐 더 좋지 않다"며 "EU는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도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본회의에 출석해 "밤사이 발표된 미국 측 조치를 평가하고 있다"며 "양쪽 모두에게 손해를 안기는 시나리오"라고 비판했다.
관세 부과가 내달 12일쯤 시작되는 만큼 EU는 협상을 우선 시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집행위는 "현재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만 나온 상태로,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면서 "때가 되면 우리의 구체적 조처를 설명하겠지만 오늘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집행위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이뤄지기 전 '경고 성명'을 내고,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성명에 구체적 대응 계획이 생략된 점 등을 고려하면 협상 시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행동 정상회의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회동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양측 고위급 당국자 간 첫 회동으로, 무역 등 여러 현안을 둘러싼 '탐색전'이 예상된다.
EU 상반기 순회의장국인 폴란드는 오는 12일 회원국 무역장관들을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 영상회의를 열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EU는 전체 철강·알루미늄 생산량의 20%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