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인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역 5번 출구 인근에서 집회가 열리고 있다. 주보배 기자헌법재판소(헌재)가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헌재 인근 지지자 집회 분위기도 갈수록 과열되는 기류다. 최근 온라인에서 헌재 난입 모의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긴장이 더해진 가운데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인 11일 지지자들은 헌재 인근에 모여 "헌법재판소를 해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통일당 등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오후 종로구 안국역 5번 출구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탄핵 무효', '민주당 해산', '국회 해체', '헌법재판소 해체'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 참여한 김효수(가명·67)씨는 "헌재가 막 나가는데 그걸 믿을 수 있겠느냐. 결론을 정해놓고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며 "나중에 잘못되면 국민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분노했다.
또 다른 집회 참여자 유용애(72)씨는 "서부지법에 들어간 학생들에 대해 정당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차은경 판사가 잘못했기 때문이다"며 "나이 70 넘어서 뭐가 두렵겠느냐. 국민이 법을 준수하려고 노력하는데 왜 판사들은 법을 준수하려고 노력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집회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방어권을 보장하라는 취지의 안건을 가결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주장도 나왔다. 연단에 선 한 지지자는 "어제 대통령님의 방어권 보장 권고안이 만들어진 건 이 추운 겨울날 계속해서 소리를 질러주신 여러분들 덕분"이라며 "인권위 결정이 헌법재판관들에게 영향을 미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했다.
집회 참여를 위해 대구에서 상경했다는 이선규(가명·35)씨는 "어제 인권위에서 내놓은 결과는 너무 당연한 결과"라며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는 윤 대통령을 지키려고 나왔다"고 밝혔다.
11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무효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윤 대통령의 변호인인 석동현 변호사가 저술한 책 '그래도 윤석열'이 판매되고 있다. 주보배 기자집회 현장 인근에 놓인 가판대에서는 윤 대통령의 법률 대리인인 석동현 변호사가 지은 책 '그래도 윤석열' 등이 판매되고 있었다. 홍보용 포스터에는 "이 책의 인세 전액은 서울서부지법의 폭거에 항거하다 구속된 이를 위해서 사용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기일마다 집회로 인해 안국역 일대의 통행이 통제되면서 인근 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교동초등학교 학생 박모양은 "친구가 (집회 현장 인근에서) 몸싸움을 하는 것을 봐서 무섭다고 했다"며 "도로 통행에 문제가 돼서 학교에 지각할 수도 있어서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학부모 전모씨는 "집회로 도로도 막히고 아이들 수업하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민원을 넣었다"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헌재를 향한 폭동을 모의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열린 탄핵심판인 만큼, 경찰은 경력과 차벽을 동원해 경비에 집중했다. 경찰은 기동대 46개 부대 2천700여명을 투입해 헌재 주변을 관리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가 열리는 안국역 5번 출구 앞 5개 차로 앞에는 4m 높이의 폴리스라인이 설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