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박종민 기자한화가 그룹 핵심인 방산 분야에서 장남 김동관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에너지가 보유했던 한화오션 지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넘기며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구심력을 키우는 모양새다.
삼남인 김동선 부사장도 한화정밀기계의 사명을 한화세미텍으로 바꾸는 등 3형제를 중심으로 한 사업 재편도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이사회에서 한화임팩트파트너스와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주당 5만8100원, 총 1조3천억원에 매입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은 34.7%에서 42.0%로 늘어났다.
한화오션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력 요청과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 등으로 몸값이 고공행진하고 있고 군함 등 특수선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그룹 내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한화오션 지분을 확대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종합 방산기업은 물론 그룹 내 대표 계열사로서 입지를 재확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등 4개사가 보유했던 한화오션 지분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됐는데 김승연 회장의 후계자로 지목되는 장남 김동관 부회장의 그룹 내 존재감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총괄하고 있다.
재계는 이번 지분 인수로 방산·항공우주·에너지(김동관), 금융(김동원), 유통·로봇·반도체 장비(김동선)로 구분되는 그룹의 사업 재편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삼남인 김동선 부사장은 반도체 장비를 주력으로 하는 한화정밀기계의 사명을 반도체(Semiconductor)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한화세미텍으로 변경했다.
한화세미텍은 표면실장기술(SMT) 장비, 반도체 후공정 장비, 공작기계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반도체 전공정 사업을 인수하며 '반도체 제조 설루션'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비전에 이어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로 합류하며 유통, 로봇에 이어 반도체 장비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김 부사장은 한화로보틱스와 한화모멘텀 등도 총괄하고 있다. 김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급식업체 아워홈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데 인수가 성공할 경우 한화그룹 3형제간 후계 구도 및 사업 재편 그림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