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조배숙 의원과 2016년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 자료사진.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님에게
안녕하세요. 조배숙 의원님. 전북CBS 남승현 기자입니다. 의원님을 직접 뵌 건 22대 총선을 앞둔 작년 이맘때입니다.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명단에 전북 인사가 1명도 없다며 전북 기자들을 찾아 읍소했고 호남 홀대 보도를 쏟아내 비례대표 13번을 받는 것으로, 5선 고지에 오른 의원님의 모습이 선명합니다. 이런 의원님에 대한 기억 위에 이제 경력 10년의 일천한 기자이지만 외람되이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호남. '동학의 후예' 전북 사람들의 진심을 전하고 싶은 마음에서 감히 몇 자 적어봅니다.
새누리당은 범죄집단이라던 '호남 조배숙'
2016년 겨울 국민의당 4선 익산을 지역구인 의원님이 떠오릅니다. 그때 의원님께서는 이런 말을 했어요. 새누리당은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공동정범'이라고. 나라를 혼돈에 빠뜨린 게이트 핵폭탄을 제작하고 은닉했다가 끝내 폭발시켜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든 '범죄집단'이라고. 책임지고 해체해야 한다고도 했었습니다.(2016년 11월 11일 국민의당 제45차 비상대책위원회 모두발언) 의원님 말대로였습니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해체하지 않았고 지금의 국민의힘이 되었습니다.
2018년 여름에는 민주평화당 대표를 맡으실 때였죠.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렀던 기무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기각되면 폭동을 예상하고 위수령과 계엄령 선포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고. 12·12 쿠데타와 5·18 민주화 운동을 총칼로 제압했던 만행이 떠올라 몸서리쳐졌다고 분개했었던 것 기억하세요?(민주평화당 2018년 7월 23일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의원님이 한 말이 옳았습니다. 그런데요, 기무사는 지금의 방첩사가 되었습니다.
조배숙 의원(사진 왼쪽)과 윤석열 대통령, 전광훈 씨. 자료사진, 유튜브 전광훈 TV 채널 캡처윤석열 손잡고 전북 발전 외치다 전광훈 옆으로
2022년 겨울 익산역에서 의원님을 본 익산 시민은 물론 전북 도민 대부분이 깜짝 놀랐습니다. 윤석열 후보가 꼭 이 나라의 대통령이 돼서 불의를 바로잡고 공정을 세워달라고 목소리를 높이셨어요. 본인 스스로도 "여러분 깜짝 놀라셨죠"라고 익산 시민께 물었죠?(2022년 2월 22일 전북 익산시 익산역 동부광장,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집중유세) 덕분인지 윤석열 후보는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됐습니다. 그때 의원님께선 30년 민주당의 전북 독차지를 비난하며 국민의힘이 전북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하셨죠. 그런데 전북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하신 것이 내란 우두머리 구하기에 나선 것인가요?
12월 3일 밤 국회 담을 넘을 힘은 없었으면서 전광훈 씨 옆에 서 극우세력을 향해 탄핵은 사기라고, 이게 내란이냐고, 끝까지 싸우자고 한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갈수록 태산이라고 최초 여성 검사이자 판사였던 의원님이 '국민저항권' 발동을 외치자 실제로 법원 폭동까지 벌어졌죠. 지금은 헌법재판관 성향 분석 중이시던데 나중에는 헌재 결정조차 거부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읽어도 될까요?
많은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합니다. 도대체 의원님이 왜 이런 행보를 보이실지를 놓고 말이죠. 그런데 많은 사람들의 분석은 이렇더군요. 어차피 다시 고향에서 표를 얻어 의원 뱃지를 달기는 어려울 터이니 정권 연장을 염두에 두고 윤석열 구하기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말이죠. 그래야 6선도 하고 장관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요. 아닌가요?
<호남에는 조배숙이 있다> 그러나 고향선 "떠나라"
2023년 겨울에 내신 저서 <호남에는 조배숙이 있다>를 찾아봤습니다. '역사는 지나간 것들의 기록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지금의 어려움과 시련을 극복하는 것은 온전히 나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반문할 여지가 없는 훌륭한 문장입니다. 지금 역사의 기록도 지금의 어려움과 시련을 극복하는 것 역시 의원님의 몫이 되겠지요.
고향 익산 소식은 듣고 있으신가요? '익산(호남)의 수치'라는 말이 부쩍 많이 들립니다. 지역을 떠나라는 현수막이 붙기도 했고요. 심지어 후배로부터는 대자보를 통해 동문이 아니라는 수모를 당하기도 하셨죠. 서울에서는 '최악의 내란공범 국회의원' 시민투표에서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5위에 올랐다는 소식까지 들리던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전국에, 특히 전북에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서민 경제가 어떤지는 의원님이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우리 서민들은 이 폭설과 매서운 한파 속에서도 꽁꽁 언 손을 비벼대며 이제 곧 땅이 녹고 꽃이 피는 따뜻한 봄날이 올 거라는 희망을 부여잡고 있습니다. 이런 고향 분들에게 지금 걷고 계신 의원님의 행보는 과연 어떻게 비칠까요?
의원님이 하신 "역사는 지나간 자들의 기록이다"는 말씀을 그대로 돌려드리고 글을 맺습니다. 훗날 의원님이 앞장서신 '윤석열 구하기'가 역사에, 그리고 전북도민과 익산시민들에게 어떤 기록으로 남을지를 한번 곱씹어 보시길 바랍니다.
전북CBS남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