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올해 초부터 정부가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를 담은 연금계좌의 배당소득세 감면 혜택을 대폭 줄이면서 투자자들 불만이 커지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1월부터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 받던 절세·계좌의 배당소득세 감면 혜택이 대폭 축소됐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로 국내 상장 미국 ETF에 돈을 넣었다면 지난해까진 분배금을 전부 받는 비과세 또는 저율과세(9%)가 적용됐다. 만기까지 과세를 미루는 효과도 있었다.
하지만 올 들어 국내 자산운용사는 현지 과세당국에 배당소득세 15%를 내고, 나머지 금액만 투자자들에게 나눠준다.
문제는 연금계좌다. 일반 계좌와 달리 개인형 퇴직연금(IRP)이나 연금저축 계좌는 세금 납부가 연금 개시나 만기 해지 때까지 유예되는 혜택이 있어서다.
배당금을 받을 때마다 현지 과세당국에서 원천징수가 이뤄지면서 이런 절세효과는 사라졌다. 게다가 연금으로 받을 때 투자자는 국내 과세당국에 연금소득세까지 지불해야 한다. 이중과세 논란이 불거지는 지점이다.
업계에서는 그간 연금계좌와 함께 성장한 해외배당형 ETF에 대한 개인 투심 자체가 차갑게 식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미국 배당 ETF 내 자금이 급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부터 해외투자형 ETF 세액공제 혜택이 줄었다는 소식일 알려진 후 3거래일(4~6일) 동안 미국 배당 ETF 대표 4종(KODEX·TIGER·SOL·ACE)에서 2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출됐다.
하지만 애초 이런 과세 혜택이 정부 세금으로 연금계좌 등을 보유한 사람들의 외국납부세액을 보전해준 셈이라 개선이 불가피했다는 시각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이런 세금 공제가 국내증시가 아닌 해외증시 투자를 유도한다는 비판도 있다. 정부는 향후 금융투자업계 등 논의를 통해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