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주 기자더불어민주당 내 이른바 비명(非이재명)계 인사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복당을 신청하는가 하면, 연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이 대표의 고심도 커지는 모양새다.
김경수 복당 신청, 임종석 "이재명 아니어도 정권교체 흔들림 없어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연합뉴스6일 정치권에 의하면 민주당 내 대권잠룡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최근 민주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지사는 지난달 31일 기존 당적지인 경남도당에 복당을 신청했다. 그는 전날인 5일 MBC 라디오에 출연하며 정계 복귀를 알리기도 했다.
김 전 지사는 "당이 선거 과정에서, 여러 이유로 똘똘 뭉치는 과정에서 그로 인해 상처받는 분들이 생겼다"며 "그분들을 끌어안아야 되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고 우리가 어떻게 대선에서 이기겠느냐"고 통합을 강조했다.
이른바 '친명횡재 비명횡사'로 불리는 지난 총선에서의 공천과정과 '이재명 일극체제'를 겨냥하면서, 이 대표가 통합 행보에 나서기를 촉구한 것이다.
또 다른 주자로 거론되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SNS를 통해 "수권정당, 정책정당, 미래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근 이재명 대표가 애쓰고 있는 걸 안다"면서도 "그러나 이재명 혼자 모든 걸 잘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최근의 당내 상황과 관련해서는 "'지지층만 보고 가겠다'는 인식은 태극기 집회와 보수 유튜브를 국민 여론으로 착각하는 것과 많이 다르지 않다"며 "정권교체라는 단일한 목표를 위해 모든 자산을 결집해 줄 것을 거듭 호소한다"고 말했다.
친명 지지층 중심으로 이 대표 지키기에만 나서서는 외연확장이 어려우니 세력을 늘리는데 집중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구축된 민주당 내 체제를 흔들지 말라는 친명계를 겨냥한 발언이기도 하다.
임 전 실장은 "이재명이 아니어도 정권교체는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며 정권교체는 이 대표가 아닌 민주당이 이루는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친명계 "일극체제는 고통의 산물…李 '흔들기' 아닌 '넘기' 보여줘야"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윤창원 기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기도 한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전날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서 "비명이 움직인다는 건 기 대선이 확실시된다는 의미, '나도 대선 뛸 거야', 혹은 '내가 후보가 되거나 아니면 이 큰 판에서 역할하고 싶다'는 얘기"라며 "후보는 많은 것이 좋고 경쟁은 치열한 게 좋다. 이는 민주당 입장에서 긍정적 요인"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조기 대선은 윤석열 파면을 전제로 한 것이니, 파면 이후에 시작해도 늦지 않다"며 비명계 잠룡들이 조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일극체제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무슨 총칼로 이룬 일극체제도 아니고 검찰 권력을 행사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 순기능을 인정하고 시작을 해야지, 이 대표의 그런 고난 극복의 길에 대해서 다들 동의하고 있는 지지자들에게 상처를 주기 시작하면 곤란하다"며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과 흉기 테러 등을 겪은 고통의 산물"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최 의원은 임 전 실장의 SNS 글에 대해서도 "임종석님은 스스로 성찰이라는 것을 해봤느냐"며 "정치인의 일거수일투족은 다 기록된다. 임 전 실장의 '통일반대' 주장은 어떤 성찰의 결과였느냐"고 따져묻기도 했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도 "이재명과 다르다면 '흔들기' 아닌 '넘기'를 보여달라"며 비명계 견제에 나섰다.
박 의원은 "그렇지 않아도 내란폭동세력의 집요한 저항과 반격에 불안해하는 국민들에게는, 민주당의 내부 분열과 갈등 걱정까지 껴 얹는 상황"이라며 "새로운 리더가 되고 싶다면 이 대표를 공격할 게 아니라 이 대표처럼 주권자가 원하는 대안, 즉 윤석열과는 완전히 다르고, 문재인 정부보다는 확실히 나으며, 거기다 이재명보다는 더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줄 만한 미래비전과 능력을 제시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커지는 '실용주의' 논란…李측 "합리적 방안 찾자는 것일뿐"
양측간 신경전이 펼쳐지는 사이에도 이 대표의 '실용주의'에 대한 논란은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 이 대표가 직접 토론회를 주재하며 가능성을 내비친 반도체 분야 주 52시간 적용예외에 대해서는 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우려가 제기된데 이어, 비명계인 민주당 이인영 의원도 공식 반대에 나섰다.
이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젊은 청년들도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민주당이 쌓아온 '민주당다움'만 허물어진다"며 "실용도 아니고 퇴행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과거 윤석열 대통령이 주 69시간제를 언급하자 이를 민주당이 맹렬히 비판했었다며, "민주당은 윤석열이 아닙니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처럼 당내 우려가 커지자 이 대표도 어디까지를 실용주의로 볼지를 두고 고심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반도체특별법 토론회에서 "'특정 중요산업의, 특정 연구분야 중에서도 고소득의 전문가, 그들이 동의할 경우에만 예외로 해서 (근로시간을) 몰아서 하게 해주자'는 것에 대해 왜 안 되는지 할 말이 없더라", "구더기가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근다는 것은 말 안 되는 것 아니냐" 등 52시간 적용 예외에 호의적인 발언에 나섰다.
반면 지난 5일 수출기업 토론회에서는 "반도체특별법에 대하여 여야가 거의 합의에 이르렀으나, '52시간 (적용예외가) 안 되면 다른 모든 것이 안 된다'는 태도는 이해가 안 된다"며 이 문제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라도 먼저 법안을 처리하자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의 실리주의에 대해서 해석이 분분해지면서 오해까지 발생하는 것 같다"며 "단순히 누구에게 유리하고, 누구에게는 불리한 것이 아닌,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것인데 이를 당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로까지 보는 것은 과하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