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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기업'에 무게…이재명 '실용주의'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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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과 '안보' 역시 새로운 열쇳말

수출기업 토론회서 "기업·경제인 의견이 제일 중요" 강조한 李
민주당도 경제정책 박차…'5년내 3%대 성장' 제시하며 '성장'에 무게
연이은 李의 우클릭…보수적 가치로 여겨진 기업·안보에 방점
김동연 "가치·철학 바뀔 수는 없어"…"지지층 잃을라" 우려도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는 민주당 '트럼프 2.0 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종합토론)에서 이재명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는 민주당 '트럼프 2.0 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종합토론)에서 이재명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일 친기업 행보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국가 경쟁력을 높이려면 결국 기업이 이윤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이러한 '우클릭' 행보는 실용주의에 기반해 중도표심을 겨냥한 것인데, 당내 일각에서는 기존 지지층마저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출기업 토론회 참석한 이재명…"기업·경제인 의견이 제일 중요"

이 대표는 5일 민주당이 국회에서 개최한 '트럼프 2.0 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 토론회에 참석했다.

그는 현재 대한민국이 '격랑의 국제질서'에 안에 놓여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효율적이고 빠른 방법이 무엇일까에 대해서는 일선에 있는 기업들, 경제인들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 우리가 중진국의 입장에서 산업 발전을 기획할 때는 정치나 전문관료들의 실력이 충분해서 정부 주도로 문제를 해결해왔지만, 이제는 민간 역량이 정부의 역량을 뛰어넘는 선진국 대열"이라며 "정치권과 행정관료들의 역량만으로는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거듭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는 민주당 '트럼프 2.0 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에 이재명 대표가 참석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는 민주당 '트럼프 2.0 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에 이재명 대표가 참석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날 토론에 배석한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약속보다는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면서도 업계가 요구하고 있는 지원책에 대한 내용들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수출기업들은 반도체 보조금 등 각종 지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직접 지원, 간접 지원, 인프라 지원의 측면에서 이를 살펴보면서 인력 양성에 대한 규제완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경제정책에 속도 내는 민주…'5년내 GDP 3%대 성장' 제시 예정

이 대표와 함께 민주당도 경제정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연구원은 지난달부터 시작한 반도체, 2차 전지, 자동차,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분야별 간담회와, 이날 열린 수출기업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들을 취합해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각 분야별로는 전기차·미래차 개발과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벤처 특화, 반도체산업 연구인력 개발비·시설투자 세액 공제율 10%p 상향과 공제 10년 연장, 청년일자리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이 주요 추진 내용으로 꼽힌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여러 간담회와 토론회 등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며 "관련한 정책을 조만간 종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차기 대권을 확보하기 위해 꾸린 집권플랜본부는 6일 세미나를 열고 경제성장률 제고 방안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분배를 강조해왔던 기존 민주당 노선에서 완전히 벗어나 'Growth First'(성장 우선)에 방점을 두겠다고 선언할 계획이다.

AI(인공지능)와 문화, 안보를 성장동력의 3축으로 삼아 5년 내에 연간 GDP(국내총생산) 3%대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계속되는 李의 '우클릭'…기업 챙기고 안보에도 방점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 디베이트 Ⅲ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제외 어떻게?'에서 이재명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 디베이트 Ⅲ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제외 어떻게?'에서 이재명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같은 이 대표와 민주당의 행보는 최근 이 대표가 보여 온 '우클릭'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가상자산 소득과세 유예에 이어 최근에는 지난 3일 반도체특별법 토론회를 직접 주재하면서 주 52시간 근로시간 적용 예외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특정 중요 산업의, 특정 연구개발 분야 중에서도, 고소득의 전문가들이 동의할 경우에만 예외로 몰아서 일할 수 있게 해주자. 이걸 왜 안 해주느냐'라고 하니까 할 말이 없더라"며 업계 관련자들의 목소리를 근거로 예외조항 검토를 시사했다.
 
반도체특별법 토론회에서 "기업이 살아야 나라 경제가 살지 않느냐"며 기업 중심의 성장에 방점을 뒀던 이 대표는 이튿날 수출기업 토론회에서도 "기업들, 경제인들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며 거듭 기업에 힘을 실었다.
 
이 대표는 전날인 4일에는 보수층이 높은 가치를 부여해 온 국방·안보에 대한 적극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우리 방위산업은 가장 가시적인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이고, 각지의 전쟁억지력을 높일 수 있게 하는 세계 안보 수호 수단이자 우리의 국격"이라며 "민주당은 국익을 위해 K 방산을 적극 지원하고 육성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집권플랜본부가 제시할 성장동력의 기반도 기업이다. AI, 바이오, 문화, 방산, 에너지, 식량 분야에서 100개의 유니콘기업과 삼성전자급 헥토콘(시가총액 100조원 이상) 기업 6개 육성을 제시할 계획이다. 집권플랜본부도 6개 핵심분야의 하나로 방산을 꼽았다.
 

비명계 "가치·철학 바뀔 순 없어"…"중도층 잡으려다 지지층 이탈 우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 대표의 우클릭은 실용주의를 기치로 한 중도표심 얻기 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실용주의의 대표적 표현인 '흑묘백묘론'을 직접 언급하면서 먹고 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당내에서는 비명계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모양새다. 민주당의 중심가치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대권 잠룡 중 한 명으로 분류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MBN '나는 정치인이다'에 출연해 "진보의 가치와 철학을 실용주의적으로 접근해 푸는 것은 충분히 필요하다"면서도 "가치와 철학이 바뀔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실용주의만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는 견제인 셈이다.
 
중도로의 외연확대를 위한 행보가 오히려 전통적 지지층의 이탈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중도 표심을 얻는데 실패한 탓에 지난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중도층은 변화가 너무 심해 똑 부러지게 어떤 층이 중도층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며 "오랜 기간 경제민주화 등을 요구해왔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 대표의 빠른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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