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에 격분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해 현판, 건물 벽면, 유리창 등을 파손한 흔적이 남아 있다. 황진환 기자"사람들이 그렇게 하면 안 되죠. (법원 청사) 문을 다 망가뜨리면 여기서 (재판) 받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냐고요"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법원 폭동 사태'가 발생 후 하루가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앞. 사적인 업무를 보기 위해 법원을 찾은 한 남성은 이같이 분노했다.
법원 청사 건물을 둘러싼 외벽에는 여전히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들이 줄지어 있었다. 일부 화환들은 쓰러지고 찢겨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훼손된 상태였다. 화환 사이에는 '좌파 판사 카르텔 척결', 'STOP THE STEAL' 등이 적힌 팻말도 놓여 있었다.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외벽에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들이 줄지어 있었다. 양형욱 기자
청사 건물 주변에서는 인부 한 명이 건물 외벽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지난 폭동 사태로 인해 건물 외벽이 뜯겨 내부 벽돌, 배관 등이 외부에 노출된 상태였다. 깨진 건물 유리창 주변으로는 유리 조각들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기도 했다.
직원 전용 출입구는 지지자들이 잡아당긴 셔터가 유리문의 4분의 1 지점까지 내려와 있어 현재 출입이 통제돼 있다. 건물 1층 방제센터 내부와 주변에는 부서진 집기와 컴퓨터 모니터 등이 나뒹굴고 있었다. 그 중에는 '당직실' 현판도 있었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현재 추산된 피해 금액은 6~7억 정도이다.
1층 일부 공간을 제외하면 청사 내 물건 등은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형사법정, 민사법정 등에서 재판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우체국 등 사적인 업무를 보러 온 시민들도 여럿 있었다. 서울서부지법 관계자는 "(법원 업무는) 정상적으로 운영할 예정이고 재판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폭동 사태의 여파로 법원 출입 절차도 평소보다 까다로워졌다. 법원 건물 주변에는 경찰 기동대 등이 배치돼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법원 직원과 경찰 기동대원에게 신분증을 제시한 후 법원 방문 목적 등을 설명해야 출입이 허용된다.
지난 19일 오전 3시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접한 직후 서부지법 청사를 습격했다. 이로 인해 경찰 17명이 부상을 당했고 이 가운데 4명은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지난 18일부터 19일 새벽까지 이틀 간 진행된 서부지법 일대 집회와 관련해 86명을 연행해 현재 18개 경찰서로 분산한 뒤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