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이미지 제공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자산운용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수수료(펀드보수) 인하와 함께 '리브랜딩'으로 투자유치에 나서는 분위기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은 173조 2천억원으로 1년 만에 43% 성장했다. 2020년과 비교하면 순자산총액은 52조원에서 3배 넘게 커졌고, 상장 종목 수도 468개에서 935개로 2배 늘었다.
한국 ETF 시장은 전 세계 ETF 시장에서 순자산총액 11위와 하루 평균 거래대금 5위를 차지하는 규모다.
그만큼 개인의 투자가 집중됐던 ETF 시장에 외국인과 기관(유동성공급자 제외)의 거래도 확대했다. 지난해 외국인과 기관의 하루 평균 거래 비중은 각각 20.4%와 16.2%로 전년보다 각각 1%p와 3.1%p 커졌다.
이에 따라 ETF 운용사인 자산운용업계의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최근에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업계가 출시한 밸류업 ETF의 수수료(펀드보수) 인하 경쟁이 붙었다.
지난해 11월 펀드일괄신고서 제출 이후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수수료가 0.009%로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되자 삼성자산운용(0.09%→0.0099%)과 미래에셋자산운용(0.09%→0.008%), KB자산운용(0.01%→0.008%), 한국투자신탁운용(0.15%→0.09%), 한화자산운용(0.23%→0.09%) 등 차례로 수수료를 낮췄다.
ETF 브랜드 이름 교체도 활발하다.
신한자산운용이 2021년 'SOL', 한국투자신탁운용이 2022년 'ACE'로 리브랜딩했다. 이후 시장 점유율이 각각 1%대에서 3%로, 4% 수준에서 7%로 뛰며 '효과'를 봤다.
특히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때 시장 점유율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3위는 KB자산운용으로 7.8%, 한국투자가 7.5%로 각축을 벌이고 있다. KB자산운용 역시 지난해 'RISE'로 옷을 갈아입었다.
이밖에 한화자산운용도 지난해 'PLUS'로 이름을 바꿨고, 키움투자자산운용도 'KIWOOM'으로 교체하면서 ETF 브랜드 변경 대열에 합류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기존 패시브 ETF 브랜드 KOSEF와 액티브 ETF 브랜드 히어로즈를 통합했다.
사실상 시장 점유율 38.2%로 1위인 삼성자산운용(KODEX)과 36.2%로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을 제외하면 '리브랜딩'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 같은 수수료 경쟁과 리브랜딩 열풍은 출시 가능한 ETF 상품이 대부분 상장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나금융연구소 주윤신 연구위원은 "브랜드 변경 이후 대대적 마케팅 등으로 투자 유치 확대에 성공하자 ETF 리브랜딩 작업을 추진한 것"이라며 "ETF 도입 초기 운용사들이 신상품 개발을 통한 경쟁에 치중했다면 개발 가능한 상품이 대부분 출시된 현재는 수수료 경쟁이 치열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