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나> 윤 대통령이 버티면서 법원이 발부한 영장조차 인정하지 않는 것, 시간 끌기를 위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건 알겠는데요. 국민의힘은 그런 윤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40여 명이 관저 앞까지 갔습니다. 또 탄핵소추에서 내란죄라는 형사 부분은 떼고 헌법 부분에 대해서만, 그간 계엄 등이 헌법을 어겼다는 점을 다투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앞뒤 안 맞게 반발하고 있죠. 일부 강성 지지층만 보고 가겠다는 게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럴 수 있냐 말들이 많은데요.
▶김민하> 내란죄 뺀 것 가지고 논란을 만드는 건 지금 상황에서 할 말이 있어야 하는데, 결국 탄핵이 인용된 이후에도 뭔가 정당성을 주장을 해야 되는 게 필요하거든요. 아무리 국민의힘이 날고 기는 전략을 구사해도 조기 대선을 치러야 될 것이고, 중도에 가더라도 발 디딜 발판은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지금 갑자기 발판이 하늘에서 떨어질 리 만무한 거 아닙니까? 뭔가 발판은 딛고 가야 될 거 아닙니까? 발을 딛고 있는 데가 지금 윤석열을 지키자라고 하는 분들 아니겠습니까? 그럼 이 분하고의 어떤 일체감 속에서 이 분들이 할 법한 말을 계속 줘야 되는 거예요. 헌법재판소가 문제고, 이재명 대표는 어떻다 이런 주장의 진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지금 할 말이 있다를 계속 그 재료를 제공해 주는 게 지금은 중요한 겁니다.
CBS 2시 라이브 유튜브 캡처
▶박영식> 진실이 아닌 것은 물론이고 반박의 가치도 없는 주장들을 마치 뭐가 있는 것처럼 언론사들이 다뤄주니까 이게 논쟁이 붙여지는 거예요. 윤석열 측이 상식에조차 맞지 않는 주장을 하고 그게 마치 논쟁 거리처럼 진행되니까 지금 전선이 마치 진보와보수의 진영 싸움처럼 비쳐지는데요. 사실 12.3 내란사태 이후 전선은 반헌법과 헌법, 반민주와 민주의 대결이어야 하거든요. 초반엔 그랬고요. 세상 살다보면 미친 사람한테 한 대 얻어맞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좋은 나라길래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들이 하고 싶은 대로 말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다 둡니까? 이게 바로 무법지대입니다.
▶이정주> 권성동 의원이 과거 박근혜 탄핵 당시 소추위원장일 때 기억이 납니다. 바른정당 소속이었는데 그때 이 분이 '몰각'이라는 단어를 썼던 걸 아직도 생생히 기억해요. 지금 윤석열 탄핵소추안에서 형법상 내란죄를 다투지 않겠다는 걸 가지고 국민의힘이 비판을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당시 권 의원이 뇌물죄를 넣니 마니 이 정리를 하면서 법적으로 유식한 용어를 쓰더라고요. 탄핵재판에 형법상 죄를 넣고 그걸 다투는 것은 탄핵 심판을 '몰각'시키는 행위이다, 그럼 탄핵 심판 언제 하냐 3심까지 시간 끌자는 거냐 이런 소리를 했었거든요. 뇌물죄 강요죄 이런 거는 탄핵 재판을 몰각시키는 거기 때문에 형사재판과 헌재 재판은 당연히 투트랙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런 얘기를 밥 먹으면서 기사로 쓰라고 했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다른 소리를 하는 거죠.
CBS 2시 라이브 유튜브 캡처▶윤지나> 국민의힘이 정치적 계산 때문에 정치적 법적으로 안 맞는 소리를 해가는 것과 관련해 제가 들었던 인상적인 얘기는, 윤 대통령은 그냥 태극기 부대를 안고 탄핵이 되서 보내는 걸 바라고 있다는 거였어요.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정당성을 최대한 확보하고는 싶은데, 저 태극기 부대로 불리는 집단이 분명 강력한 지지기반이고 이들과 다른 얘기를 말하기가 너무 어려운 거예요. 그래서 나름의 타임라인이 뭐냐면, 윤 대통령은 탄핵되긴 할 건데, 그 때까지는 저런 목소리에 보조를 맞추고 상황이 마무리되면 태세 전환을 한다는 거죠. 윤석열 대통령이 만약에 돌아오면 더 큰 문제다, 라고까지 하던데요. 시간표가 어그러지니까.
▶김민하>누구나 완벽한 계획은 있습니다. 관저 가있는 저 사람들도 그들만의 지금 계획이 있어서 저러는 거예요. 괜히 하겠습니까? 저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말씀하신 그 부분까지는 동의가 될 거예요.
윤석열이 다시 부활한다고 보느냐? 아닙니다. 탄핵이 되는 거예요. 탄핵이 될 건데 저렇게 행동함으로써 사진 한 장 남기고 저걸로 각자 저 사진을 어떻게 써 먹는가에 대한 생각이 다른 거죠. 저 어려운 때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고 온 공격을 받고 우리가 다 역적될 때도 나는 우리 팀을 위해서 이렇게 몸 던져 싸운 사람이다. 충성심이 대단한 사람이다.
▶윤지나> 당장 맨 앞에 김기현, 나경원 의원 보이네요. 당권? 서울시장?
▶김민하> 나경원 의원 같은 경우는 계산을 잘 못하신 것 같고…
▶이정주> 서울시장 욕심나면 저기 서 있는 게 좀…
대통령경호처가 제공한 박종준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관련 입장' 발표 모습. CBS 2시 라이브 유튜브 캡처▶김민하> 그런 식으로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고 어떤 의원 같은 경우에도 꼭 영남권 의원이 아님에도 지역 조직의 요구가 빗발치면 문자가 하루에 막 몇 천개씩 오면 또 이런 니즈를 충족시켜줘야 할 수밖에 없죠. 자기 자기 지역 조직이 그렇다는데 뭐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정주> 경험치가 또 좀 무서운 게 있죠. 문재인 정부 때 적폐 수사를 하는데, 탄핵 뒤 수사가 끝나질 않더래요. 다 밀고 들어오더라는 거죠. 그렇게 끝나고 이듬해 지선이 있었는데 지방 조직이 다 무너져 버린 상태였대요. 지역 의원들이나 지역 당협위원장 입장에서는 예를 들면 마포구 배드민턴 협회, 이런 데가 중요한 거예요.
▶윤지나> 조직화된 표.
▶이정주> 자기가 지역구 의원이고 지역 구청장 내지는 이런 자리를 차지해야 이런 조직이 유지될 수 있게 예산을 줄 수 있어요. 100% 예산 조직인 곳이 많거든요. 정당 조직이 체육 조직 같은 데 많이 침투해 있거든요. 산악회처럼 사람들 많이 모이는 곳. 그런데 그런 데 자금줄이 끊기면서 그 다음 선거에 무너질 수밖에 조직이 끊겼다는 거죠.
▶김민하> 그래서 굴리던 걸 계속 굴려야 돼요. 자전거 페달하고 똑같은 거예요. 그런 뜻으로 얘기를 계속 굴려야 되니까 지역 조직에서 문자 폭탄 보내면 내가 친한이든 친윤이든 뭐든 갈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래서 아까 나온 국민의힘이 생각하는 나름의 시간표, 우리의 완벽한 계획, 이런 건 생각대로 안 간다는 거죠. 우리는 윤석열과 함께 태극기 부대와 절연할 거야라는 생각이 계속 딜레이 되는 상황이고요, 조기 대선의 결과를 우리가 봐야 되겠지만 정권이 만약 바뀌잖아요? 그러면 지금 자전거 페달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밟아야 되는데 그 동력은 한참 동안 중도나 이런 데서 얻을 수가 없고 통칭 극우 지지층에서 올 수밖에 없는 환경이고, 그럼 언제까지 딜레이를 시켜야 하지? 만약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도 그 정권은 한 3년 뭐 이렇게 하다보면 거기서 또 무슨 실책이 발생하고 지지율은 내려가고 그럴 거 아니에요?
▶이정주> 딱 그런 게 황교안 대표 때 시점이죠.
CBS 2시 라이브 유튜브 캡처
▶김민하> 상대의 실패에 기대 혁신 쇼 같은 게 다시 벌어지는 겁니다. 우리만의 완벽한 전략은 어떤 외부적 조건이 조성되고 나서나 작동하는 것이지요. 그걸 황교안 대표 때 경험한 거잖아요. 하지만 황교안으로 여러 가지를 혁신하겠다고 하지만 아무 것도 안되고 심지어 물러나도 안되다가 김종인, 이준석 이런 인물들과 상대의 실패 이런 게 합쳐지고 나서야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윤지나> 윤통 탄핵 인용 시점과 맞물려 극우 지지층과 절연하는 계획은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이다.
▶박영식> 이런 세력을 정치적 자원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도 한참 갈 테니까요. 관저에 간 의원들, 이 분들은 적어도 계엄 해제에 참여하지 않았던 105명과도 달라요. 이분들은 그래도 헌법 질서 내부에서 자기 결정권을 행사한 거였죠. 그런데 법원 발부 체포영장에 맞서 윤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나선 의원들, 지금 이건 헌법 위에 군림하는 무법자와 독재자를 지키고자 간 코스프레였잖아요. 선을 넘은 거죠. 105명이나 44명이나 국민의힘 집단 안에는 정권을 이재명에게 넘겨주게 되면 우리 정당이 존속할 수 있을까라는 위기감이 하나가 있고요. 무엇보다 윤석열이 갈 때 가더라도 나는 이 남은 지지자들을 내가 빨아 먹어야 되겠다, 이 지지자들이 어쨌든 보수라는 이름으로 보수 우파라고 뭉치는 사람들의 지지세는 내가 과거에 활용하든 지금 활용하든 내가 이거 먹어야 되겠다라고 보는 겁니다. 국가와 국민보다는 욕망과 기회주의에 베팅한 거죠.
▶김민하> 한국 정치의 어떤 속물성, 지켜야 될 선이 어디다라고 하는 거에 대한 감각 그러니까 정확하게 공화주의에 대한 어떤 감수성이 전혀 없는 겁니다. 이재명 대표 얘기를 자꾸 하는데, 그러니까 이재명이 정권을 잡느냐 마느냐를 따지는 것과 지금 당장 눈앞에 벌어져 있는 내란 사태를 수습하고 정상 궤도에 일단 올려놓을 것인가 문제를 혼동하고 있는 거잖아요.
▶윤지나> 일단 헌법 흔들린 사태를 정리한 다음에 이재명 뽑지 마시고 다른 분 뽑으면 되잖아요?
▶이정주> 지금 엄동설한에 체포 빨리 하라고 지지하시는 분들, 키세스라고 불리는 분들, 이런 분들이 다 이재명 지지자가 아닌데 말이죠.
▶김민하> 몰라서 저렇게 말하느냐, 그렇다기 보다는 그들은 다 이재명 지지자다라고 주장하는 게 본인들에게 정치적으로 이익이 되기 때문에 그런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