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라 작가. 연합뉴스소설집 '저주토끼'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올랐던 정보라 작가가 연세대를 상대로 낸 퇴직금 등 청구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법원은 정 작가에게 퇴직금과 수당 등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3단독 강지현 판사는 8일 정 작가 측이 연세대를 상대로 퇴직금과 연차휴가·주휴·노동절휴가 수당 지급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3350만9천여원을 지급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와 피고가 절반씩 부담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강 판사는 대학교 시간강사가 강의 준비 등 수반 업무를 하는 데 들이는 시간까지 포함해 수당 지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지난 7월 대법원 판례를 들며 "강의시수 자체만을 소정 근로시간으로 볼 수 없고, 그 3배에 해당하는 시간을 소정 근로시간으로 정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정 작가가 한 주에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초단시간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퇴직금 청구권이 발생한다고 봤다.
다만 2010년 1, 2학기는 강의 시수의 3배를 해도 15시간이 되지 않는다며 이 기간을 제외하고 퇴직금을 산정했다. 주휴수당과 연차휴가 수당, 노동절 휴가 수당의 경우 정 작가를 단시간 근로자로 보고 근로기준법상 산정식에 따라 산정했다.
정 작가는 이날 판결 뒤 "시간강사가 초단시간 근로자가 아니라는 건 반가운 말씀이지만, 단시간근로자라는 데에도 이의가 있어 수당을 청구했던 것"이라며 "강의시수의 3배를 기계적으로 계산하는 건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작가는 지난 2010년 3월부터 2021년 2월까지 11년간 연세대에서 러시아어와 러시아문학, 러시아문화 등을 가르치는 시간강사로 근무했지만 학교로부터 퇴직금을 받지 못하자 퇴직금 5000만원과 각종 수당을 산정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정 작가 측은 시간강사의 근로 시간을 산정할 때 학교에서 강의했던 기간 전체를 퇴직금 산정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5천만원의 퇴직금과 주휴·연차수당 등 각종 수당을 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